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경찰에 의한 흑인의 연쇄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흑백내전' 사태의 중심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the Black Lives Matter)가 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흑인의 정치적 행동을 촉구하는 운동이자 주요 시위 구호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가 무엇이고, 무엇을 지지하는지를 논쟁의 장에서 잊는 경우가 많다며 문답형식으로 13일 이를 정리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패트리스 컬러스(32), 앨리시아 가르자(35), 오펄 토메티(32) 등 흑인 여성 3명이 주축이 돼 만든 운동이다.
이들의 직업은 예술가이자 활동가(컬러스), 작가 겸 활동가(가르자), 작가이자 전략가, 공동체 조직 운동가(토메티)로 다양하다.
컬러스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가르자는 같은 주 오클랜드에서 활동한다. 나이지리아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토메티의 활동 무대는 뉴욕이다.
셋은 2012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흑인 청년을 살해한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이 정당방위로 무죄 선고를 받고,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흑인을 총으로 쏴 죽인 경찰이 가석방되는 등 일반인의 상식에서 벗어난 판결이 이어지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운동을 전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해시태그를 붙여 이 단어를 공유했고, 흑인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권한 강화를 표현한 이 말은 삽시간에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온라인에 머물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2013년 이후 영역을 거리로 확장했다.
2014년 여름 경찰에 목 졸려 살해된 에릭 가너,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으로 절명한 마이클 브라운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과 사법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에서 주요 슬로건으로 자리 잡았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중앙 조직의 명령으로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는 운동이 아니다. 분권화한 지방 조직이 집회와 시위 조직의 재량권을 행사한다.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컬러스는 "시위 조직은 한 사람 또는 조직 내 몇 사람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서 "(중앙 조직을 포함한)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거리로 나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스스로 거리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지방 조직은 네트워크 형태로 힘을 합쳐 운동을 전개한다. 빈곤과 주택, 취업, 지역 치안, 조직적인 인종차별주의 등에 항거하는 수단으로서 지방 조직의 운동은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컬러스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반(反) 흑인 차별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면서 미국 민주주의 안에서 존엄성을 유지하고 존경을 받으면서 살아갈 흑인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과 종종 연계하는 또 다른 사회 정의 단체인 '꿈의 수호자들'의 활동가 우미 셀라는 "이 나라에서 빈곤하게 사는 흑인의 삶의 질에 대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참가한 이들이 오로지 경찰과 치안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생각은 지독한 오해"라고 주장했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흑인 인권운동을 이끄는 랠리크 헤이예스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본질에서 반경찰, 반백인 운동도 아니며 다른 인종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도 아니다"라면서 "인간을 도구로 보는 시스템에 시각에 대항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구호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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