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또 다시 한국 등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북가주 새크라멘토 공항 격납고 앞에서 한 연설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경선후보의 외교 구상을 비판하면서 "그들은 내가 일본의 핵무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만 좀 하라. 나는 일본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그리고 많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그들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빚지고 있다. 우리가 이들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며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원하는 것은 (미군 주둔비용을) 올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자신이 한국과 일본 등의 핵무장을 용인했다는 주장은 클린턴 전 장관 측의 정치 공세일 뿐 사실이 아니지만, 대통령이 되면 한국을 포함한 동맹들의 방위비 부담을 높이겠다는 입장은 거듭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2일 샌디에고에서 외교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외교 문외한인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자격이 없고 위험한 인물이라며 공세를 펼쳤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동맹의 가치와 지속적인 동맹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동맹을 사업 거래처와 같은 하나의 협상 대상으로만 인식하면서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분명한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