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망록 ‘잊지 않았다’ 출간
▶ 케네스 배 목사 간담회

케네스 배씨가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비망록 ‘잊지 않았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많은 날이 기억나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2012년 12월12일로 기억됩니다. 북한이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한 날이에요"
북한에서 약 2년간 억류됐다가 2014년 석방된 미주 한인 케네스 배(48)씨는 1일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35일의 억류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배씨는 "당시만 해도 곧 돌아갈 것이란 전제 하에 평양으로 이송됐고 북한이 원하는 대로 협조한다면 집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미사일 발사로 기대가 깨지고 말았다"며 “그들이 미사일 발사를 경축하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며 집에 가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5년 미국에 이민 온 배씨는 신학을 전공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목회자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배씨가 735일의 북한에서의 수감생활을 기록한 비망록 '잊지 않았다'(두란노) 출간 기념으로 마련됐다.
2012년 11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배씨는 2013년 4월 '반공화국 적대 범죄행위'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외국인 교화소에 수감된 후 하루 10시간씩 주 6일 고된 노동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주로 농사 관련한 일을 했고 나중에는 도랑을 판다든지 석탄을 퍼서 나르는 일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교화소에서 중노동을 하며 한때 체중이 27㎏이나 빠져 평양의 외국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배씨는 교화소 생활을 통해 비로소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억류 전에 17번 북한을 왕래하면서 어느 정도 북한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지만, 2년 동안 억류되면서 그들이 어떤 사상을 갖고 살고 있는지 절실히 느꼈다"면서 "그들의 사상과 체제가 공고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씨는 북한에 대한 희망을 저버릴 수 없다고 했다. "2년 동안 배운 게 있다면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어려움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북한 주민들과 북한 정부를 별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씨는 "북한과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앞으로 감당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북한 동포를 위한 NGO(비정부기구)를 건립해서 북한 취약계층과 탈북민을 섬기는 일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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