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울 것 같았던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 선거가 경선 없이 조용히 마무리 됐다. 임기 내내 갈등 양상을 보였던 김가등 한인회장과 김종대 회장 당선자(현 한인회 이사장)는 한인종합회관 건립이라는 대의 앞에서 힘을 합쳤다.
김가등 한인회장은 김종대 당선자가 10만 달러를 기부할 정도로 한인회관 건립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양보했다. 김 당선자는 임기 내 회관건립을 공약했다.
김 당선자는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한인회관 옆 구 하태준 내과 건물을 조만간 매입해 OC한미 노인회(회장 박철순)의 협조를 얻어서 2-3층으로 올려 한인종합회관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같은 플랜은 지난 수십년 동안 전직 한인회장들이 구상해 온 것으로 현재 모금액을 감안할 때 가장 현실성이 있다. 그가 임기 내 한인커뮤니티의 숙원사업인 한인종합회관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당선자의 또 다른 공약 중의 하나인 ‘가든그로브 한인타운 살리기’도 주요 과제 중의 하나이다. 한인커뮤니티가 풀러튼, 어바인으로 뻗어나가는 와중에 베트남 등 타민족들이 몰려들면서 한인타운이 최근 침체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족한 OC 한미축제재단(회장 조봉남)이 ‘아시안 문화 축제’ 개최를 통해 타운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는 이 시점에 김 당선자는 ‘타운 살리기’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들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김 당선자는 한인 및 타민족 샤핑객들이 예전처럼 타운으로 몰려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내놓아야 한다. 단기간 내에는 힘들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타운이 ‘노른자’ 코리아타운으로 재도약 할 수 있는 플랜이 필요하다.
몇 년전 OC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셜리 린)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유명 호텔에서 타운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했지만 호응이 부족해 실패로 끝난 적이 있다. 김 당선자는 이같은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인종합회관 건립과 한인타운 활성화 프로젝트를 위해서 김 당선자는 다른 한인 단체들과의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한인회 혼자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인회는 연초에 각 단체들의 연중 행사일정을 서로 확인하고 단체장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할 시 형식적인 미팅을 가져왔지만 ‘한인종합회관 건립’, ‘타운 활성화’ 문제를 놓고 충분한 논의를 못해왔다.
김 당선자는 앞으로 이 두 이슈를 놓고 단체장들이 정기적으로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다른 한인 단체들은 한인회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이같이 ‘한인종합회관 건립’과 ‘타운 활성화’ 문제가 중요한 것은 지금이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의 ‘성격’이 변모해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인들 위주로 이루어져왔던 한인타운의 상거래나 각종 이벤트들이 이제는 타민족들과 공존해가는 형태로 바뀌어 나가는 시기이라고 할 수 있다.
OC 한인사회를 상징하는 한인종합회관이 건립되고 한인타운이 활성화 되면 ‘외풍’이 불어도 흔들림 없이 차세대에게도 타운을 물려줄 수 있다. 이는 곧 40여년 피와 땀으로 일구어 온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이 타운의 면모를 그대로 지켜나가면서 타민족들과 공존해 나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 상태로 흐지부지하게 되면 한인타운은 향후 몇 년 동안 타민족들에 떠밀려서 타운의 색채가 점점 퇴색 되어갈 수도 있다.
김종대 당선자가 임기동안 한인종합회관을 건립하고 타운 활성화의 기틀을 어느 정도 마련해 놓을지에 따라서 타운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시점에서 김 당선자의 리더십과 역할은 중요하다. 그의 어깨가 무겁다.
<
문태기 부국장·OC 취재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