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킹·폭언·신체상해…
▶ 이메일·휴대폰 감시, 용서-재발 악순환 전문가“관계정리를”
최근 한국에서 강남역 화장실 ‘묻지마 살인’사건의 여파로 여성혐오 논란이 확산되고 일본에서 발생한 한인 여대생 폭행 사망사건이 남자친구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여성대상 범죄나 이른바 ‘데이트 폭력’이 LA 한인사회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대처의식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LA의 한인 여성 김모(이하 가명)씨는 오래전 친구인 한 남성과 연락이 닿아 텍스트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김씨가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 이모씨가 이 사실을 알고 불같이 화를 내며 말다툼을 벌이다 김씨에게 접시와 칼을 던져 몸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이씨는 화가 날 때마가 강압적으로 김씨의 팔을 세게 잡아 비틀거나 고함을 치는 등 언어폭력을 행사했고, 참다못한 김씨는 전문 상담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또 다른 한인 여성 이씨는 사귀던 애인인 최모씨가 일상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집착을 보이자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최씨는 이후 이씨의 직장과 이사 간 집까지 찾아가고, 약속장소를 알아내 주변을 맴돌거나 괴롭히는 등의 스토킹 행위를 지속했다. 이를 견디다 못한 A씨는 최근 전문 가정상담기관을 찾아 피해를 호소하고 대처에 나선 경우다.
이같은 ‘데이트 폭력’은 연인이나 커플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이르는 것으로, 폭행과 같은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막말과 폭언 등 정서적·정신적 폭력까지 포함하며, 특히 미국에서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감시행위를 하거나 강제로 손을 끌고 가거나 하는 등의 ‘행동통제’를 데이트 폭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행위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인들 사이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전문 상담기관을 찾는 케이스가 늘고 있으며, 그 유형도 단순 행동통제에서부터 스토킹은 물론 폭행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트 폭력은 커플 사이에 먼저 행동통제 행위로부터 시작돼 점차 정서적 폭력에 이은 신체적 폭력 순으로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신의 연인이 현재 누구와 함께 있는지 확인하거나 옷차림을 제한하려 한다거나, 아니면 상대방의 휴대폰이나 이메일의 내용을 검사하려고 하는 등의 행동이 이같은 데이트 폭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더 나아가 정서적 폭력으로 이어지는데,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는 행위, 욕을 하거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소리 지르기 등이 이에 해당되며, 이후 몸을 힘껏 움켜잡거나 밀치기, 물건을 던지거나 뺨을 때리고 발로 차기, 더 심각해지면 목을 조르거나 화상을 입히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성폭력도 데이트 폭력의 일부로 나타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헤어진 후에 벌어지는 폭력으로 헤어진 연인의 직장이나 집, 연락처 등을 알아내어 연락하고 찾아가는 스토킹이 가장 대표적인 데이트 폭력에 포함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제니퍼 오 매니저는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데이트 폭력이 단순 일회성 일탈로 생각하여 연인을 용서해 주는데 이는 데이트 폭력의 쳇바퀴에 다시 빠져드는 행위가 될 수 있다”며 “한번 데이트 폭력이 시작되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곧바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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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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