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동북아 문제에도 해박…트럼프외교 밑그림 그려
"트럼프와 얼마나 자주 독대(獨對)하는지는 비밀입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바로 옆 건물 내 자신의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단독 인터뷰를 한 왈리드 파레스(58)는 한마디로 '트럼프 외교'의 산파역이다.
외교 문외한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대외 정책의 기본방향을 조언하고 백지상태나 다름없는 외교공약을 밑그림부터 그려나가고 있는 인물이다.
캠프의 좌장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과 국방분야 보좌역인 제프리 B. 고든과 함께 트럼프 외교안보의 3인방으로 불린다.
파레스는 워싱턴D.C.에서 폭넓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외교거물'은 아니다. 국제테러와 함께 중동문제를 담당해온 지역전문가이고 행정부 내에서 근무한 경력도 없다. 그러나 다양한 저술과 방송출연, 의회 자문관 활동을 통해 공화당 전문가그룹 내에서는 나름대로 숨은 실력자로 평가받아왔다.
2012년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외교자문관 역할을 맡았던 것도 이 같은 '내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파레스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총애를 받는 외교 담당 보좌역으로 기용된 것은 롬니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경선초반 당 주류와 가까운 외교전문가 대다수가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지 않은 가운데 파레스는 일찌감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WP) 논설위원단과 인터뷰를 할 당시 외교참모로 가장 먼저 거명한 인물이 바로 파레스다.
파레스는 거침없는 언변을 과시하는 트럼프와는 달리 차분하고 세심한 스타일이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트럼프 외교의 기본방향과 논리적 근거, 향후 추진방향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고 상대를 이해시키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중동 전문가인 그가 한·미 관계와 한반도, 동북아 현안에 대해 의외로 해박한 식견을 갖추고 있는 점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중국의 대북 역할론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평가, 북핵 4단계 접근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파레스를중심으로 캠프 내에서 상당한 논의가 진행 중임을 짐작게 했다.
1957년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태어난 파레스는 세인트 조세프대학과 레바논 대학을 졸업한 뒤 프랑스 리용대학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1990년 미국으로 이민을 와 마이애미 대학에서 국제관계와 전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플로리다 국제대학과 애틀란틱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그는 2000년대 들어 NBC와 폭스뉴스 등에서 중동과 대(對) 테러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국무부와 법무부, 국토안보부, 의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자문을 해왔다.
동방 가톨릭교인 마론파 교도인 그는 현재 워싱턴D.C. 소재 BAU국제대학 부총장이면서 미 국방대학에서도 강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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