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인 워싱턴DC가 자체 입법권과 예산권 행사를 위해 미국 연방의 51번째 주(州)로의 승격을 본격 논의하는 것과 반대로 텍사스 주에선 연방 탈퇴론이 일고 있다.
미국 연방에서 떨어져 나와 하나의 나라로 분리·독립하자는 게 텍사스 분리주의자들의 주장이다.
13일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주 공화당은 이날 주 전당대회에서 텍사스 주 독립안을 표결에 부친다.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텍사스분리주의자운동’(TNM)은 지난 3월 주내 254개 카운티(여러 시를 합친 행정구역) 중 22개 곳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분리·독립안을 가결했다며 이를 주 전당대회 안건으로 밀어붙였다.
지역 일간 휴스턴 크로니클은 TNM의 주장과 달리 독립을 찬성한 카운티는 10곳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2년 한 곳이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보수의 본산을 자처하는 텍사스 주 공화당 주류 대부분이 연방 잔류를 강력하게 지지하기 때문에 독립안이 당론으로 확정되고 전체 주민에게 뜻을 물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전대에 올라온 여러 안건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내용 중 하나여서 이변이 일어날 공산은 극히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텍사스 공화당 지도부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분리·독립 세력이 세력화·조직화했기에 앞으로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텍사스 주민 3명 중 1명은 2009년 한 여론 조사에서 주 정부가 연방 탈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분리 찬반투표가 실시된다면 75%는 연방 잔류를 찍겠다고 답해 이상과 현실의 큰 괴리를 보였다.
알래스카와 하와이 주를 뺀 미국 본토의 48개 주에서 가장 면적이 큰 텍사스 주엔 캘리포니아 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 2천690만 명이 거주한다.
텍사스 주의 독립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멕시코의 한 주(州)이던 텍사스는 멕시코와 독립 전쟁을 벌이던 1836년 텍사스 독립 선언을 거쳐 텍사스 공화국을 건설했다. 당시 미국 연방 정부도 1837년 텍사스 공화국을 하나의 별개 국가로 인정했다.
텍사스 공화국은 이후 자립에 매진했지만, 여러 자원 부족에 따른 개발난 등 경제적인 문제로 1845년 미국의 28번째 주로 편입됐다.
광활한 유전으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의 22%를 차지하고, 50개 주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현 상황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남북전쟁 당시 흑인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 연합군 편에 선 텍사스 주는 1861년 전쟁 발발과 함께 미국 연방에서 탈퇴했다.
연방군의 승리, 곧 남부 연합군의 패배로 끝난 남북전쟁 후 미국 연방 대법원은 1869년 텍사스 대 화이트 판결에서 '미 합중국의 각각 주는 임의로 연방을 탈퇴할 수 없으므로 1861년 텍사스의 일방적인 연방 탈퇴 결정은 무효'라고 판결해 독립 불가론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한동안 잠잠하던 텍사스 분리 운동은 1990년대 다시 분출했다.
릭 매클러렌이란 남성과 지지자들이 ‘텍사스 공화국’의 현존을 주장하며 폭력 사건을 일으켜 경찰과 일주일간 대치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1845년 미국 연방의 텍사스 ‘병합’을 주권 국가를 강제 침탈한 행위로 규정한 매클러렌은 징역 99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들에게 영향을 받아 탄생한 TNM은 4년마다 열리는 투표를 앞두고 분리·독립을 강하게 주창한다. 2012년 미국 대선 후 회원이 400% 늘고 홈페이지 접속량도 90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TNM 가입 회원은 20만 명으로 전체 텍사스 주민의 1%에 못 미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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