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막을 올린 LPGA투어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이 열리는 북가주 데일리시티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은 지난 2012년 US 걸스주니어 챔피언십 대회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당시 그 대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호주 한인 이민지(19)였다. 당시 이민지는 그 대회 결승에서 또 다른 한인 앨리슨 리(19)를 1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이민지에 이에 앞서 준결승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이던 에리야 쭈타누깐(21·태국)을 3홀차로 꺾었다. 2011년 대회 우승자였던 쭈타누깐은 이민지에 패해 대회 2연패가 무산됐다.

한편 앨리슨 리는 또 다른 준결승에서 뉴질랜드 한인 리디아 고(18)를 따돌렸다. 당시 15살이던 리디아 고는 64강전과 32강전에서 차례로 7홀 차 대승을 거둔데 이어 8강전에선 펑유위를 무려 8홀차로 제압하는 파죽지세로 4강에 진출했지만 결승 문턱에서 앨리슨 리에게 2홀차로 고배를 마셔 결승진출에는 실패했다.

리디아 고의 파죽지세를 꺾은 앨리슨 리는 결승에서 이민지와 패권을 놓고 격돌했으나 결국은 1홀차로 패해 이민지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당시 이민지는 이 대회 전까지 미국 땅을 밟아본 적도 없었는데 첫 미국 나들이에서 우승트로피를 챙긴 것이었다.

당시 그 대회에서 우승자인 이민지와 준우승자인 앨리슨 리, 그리고 4강 멤버였던 리디아 고와 쭈타누깐은 4년이 지난 지금 LPGA투어를 대표하는 영건들로 성장했다. 사실 리디아 고는 이미 세계랭킹 1위이자 명실상부한 세계 여자골프 최강자로 솟아올랐고 리디아 고에 이어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오른 뒤 프로로 전향, 지난주 롯데 챔피언십에서 커리어 두 번째 L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이민지 역시 정상을 향한 진군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쭈타누깐과 앨리슨 리 역시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4년전 이 곳에서 우승을 다퉜던 4인방이 이젠 LPGA투어에서 정상을 다투고 있는 것이다.

이민지는 지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게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코스가 4년 전과 그다지 달라진 게 없이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라면서 “나는 이곳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지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 이곳에서 우승한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레이크 머시드 골프 클럽은 이제 리디아 고의 안방이 됐다. 리디아 고는 2014년과 자난해 이곳에서 벌어진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에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리디아 고는 “이곳은 이제 고향같이 느껴진다”면서 코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