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흘간 일정…반기문 총장 후임 뽑기 위한 첫 관문
▶ “70년 유엔 역사에 역사적 순간”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뽑기 위해 후보들과의 비공식 대화가 열린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역사적인 절차가 12일 막을 올렸다.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사실상 밀실회의를 거쳐 사무총장을 뽑았던 관행이 끝나고 유엔 창립 70년 만에 처음으로 후보들이 비전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엔 총회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실에서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 후보와의 ‘비공식 대화’(Informal Dialogue)를 시작했다.
2017년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유엔의 수장이 되고자 지원한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고 그들의 비전을 듣는 자리이다.
'비공식 대화'라는 점잖은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청문회였다.
이는 지난해 후임 사무총장 선출을 더 투명하게 하기로 절차를 변경한 데 따른 것으로, 첫 번째 검증 과정인 셈이다.
청문회 진행을 맡은 모겐스 리케토프트 유엔총회 의장은 “투명성과 포용이라는 원칙에 따라 후임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절차를 시작한다”면서 “과거 유엔에는 없었던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몬테네그로의 외교부 장관인 이고르 루크시치
맨 처음으로 청문회 자리에 앉은 후보는 몬테네그로의 외교부 장관인 이고르 루크시치.
올해 39세로 반기문 현 사무총장보다 서른 한 살이나 적은 그는 유엔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를 번갈아 사용하며 비전을 발표했다.
또 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 중국어로도 인사하며 회원국에 어필했다.
국방부 장관, 총리를 지낸 화려한 경력 외에 몬테네그로가 다인종·다문화 국가라는 점을 내세우며 이해관계가 복잡한 유엔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음을 은연중에 강조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사무총장인 불가리아 국적의 이리나 보코바
다음은 유네스코 사무총장인 불가리아 국적의 이리나 보코바 차례였다.
그녀는 차기 사무총장이 지역 안배 원칙에 따라 동유럽에서 나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데다가, 사무총장을 맡을 때가 됐다는 유엔 안팎의 지적에 따라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녀는 유네스코를 이끌어 온 점을 부각하며 국제사회를 위해 연속성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강점을 부각했다.
또 유엔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없애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양성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를 지낸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구테헤스
작년 말까지 유엔난민기구를 이끌었던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구테레스는 이날 마지막 후보로 나섰다.
그는 열정적인 동작과 자신에 찬 목소리로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유엔평화유지군 등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유엔총회는 13일에는 다닐로 튀르크 전 대통령(슬로베니아), 베스나 푸시치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크로아티아), 나탈리아 게르만 부총리(몰도바)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며, 14일에는 스르잔 케림 전 유엔총회 의장(마케도니아)과 헬렌 클라크 전 총리(뉴질랜드)의 비전을 듣는다.
유엔 사무총장을 뽑는 절차가 이전보다는 투명해졌지만, 여전히 안보리가 키를 쥐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안보리는 7월에 회원국을 대상으로 어느 후보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지를 타진한 뒤에 9월에 1명의 후보를 지명해 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총회는 과거처럼 안보리에서 올린 후보를 인준하는 형식적인 절차를 밟게 된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