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예정일, 대회와 겹쳐 고심
▶ 일찍 태어난 아들 덕에 출전

대니 윌렛은 득남 뒤 아들의 발아래 골프화 모양의 신발을 놓고‘인증샷’을 찍었다.
대니 윌렛(29·잉글랜드)은 건강한 아내와 아이만 있으면 마스터스쯤 포기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출산예정일보다 이르게 태어나준 아기 덕분에 마스터스 무대를 밟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우승까지 안았다.
윌렛에게 첫 아이 자카리아 제임스는 그야말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인 셈이다.
미국 헤비닷컴은 10일 “윌렛의 스토리는 한편의 달콤한 할리웃 영화 같다”고 했다. 지난 1일 아빠가 된 윌렛은 5일 오거스타로 날아왔고 11일 마스터스 우승자가 됐다.
아내 니콜의 출산예정일은 마스터스 마지막 날인 11일이었다. 윌렛은 마스터스 출전 대신 아내 곁을 지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맙게도 아들은 예정일보다 열흘 먼저 세상에 나왔다. 아내도 건강했다. 윌렛은 아들의 발아래 골프화 모양의 신발을 놓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며 ‘전의’를 불태웠다.
2008년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의 윌렛은 유럽프로골프 투어가 주무대로, 통산 4승을 올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는 마스터스가 첫 승. 마스터스 첫 출전인 지난해는 아내가 직접 보는 앞에서 공동 38위를 했다.
아빠가 된 뒤 첫 대회인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3퍼트를 단 한 번으로 막는 철벽 퍼트로 최고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선두로 경기를 마치고는 클럽하우스에서 TV로 추격자 조던 스피스(미국)의 경기를 지켜본 윌렛은 우승 확정 직후 집에 머물던 아내와 화상통화를 했다. 잉글랜드 현지시각으로 자정이 다 된 시간. 몇 분 뒤인 아내의 생일을 맞아 최고의 선물을 해준 셈이다.
2년 전만 해도 세계랭킹 100위밖에 있던 윌렛은 잇따른 유럽 투어 우승에다 두 번째 출전 만에 마스터스를 접수하며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새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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