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비양심 ‘더티플레이’로 눈총주류 대기업도 골치 앓아
“일 잘하고 있는 직원을 시간당 얼마 더 준다고 꼬드겨 데려가 버리면 우린 당장 장사를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사람들이 양심도 없고 상도덕도 없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모씨는 주방 일을 보던 직원을 동종업체에 빼앗긴데 분노하면서 “다른 나라 사람도 아니고 같은 한국 사람끼리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같이 같은 동종업체 한인끼리 ‘자기 살 깎아먹기’식의 직원 빼가기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업무에 숙련된 직원을 고용하면 실수도 거의 없고 일의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이런 비양심적인 행태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 사우스베이의 한 식당업주는 “초보자의 경우 고용해서 2-3달은 돼야 어느 정도 일을 시킬 수 있고, 혼자서 할 정도가 되려면 5-6개월은 돼야한다”며 “바쁘고 답답해서 어느 세월에 트레이닝을 시키겠냐”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일부 비양심적인 업주들은 남의 가게들에 들러 ‘직원 점찍어 두기’를 시작한다. 그러다 눈에 들어오는 직원이 있으며 남몰래 접촉해 시간당 임금을 올려주고 편의를 봐주겠다는 유혹을 한다.
B모씨는 “나와 구면인 C업주가 우리 가게에서 2년 간 있던 멕시칸 직원을 꼬드겨 데리고 가버렸다”며 “더 기가 막힌 건 그 철면피 같은 사람이 2개월 만에 그 직원을 해고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경쟁관계였던 C가 그 직원이 필요했다기보다는 우리 가게에 데미지를 주려고 한 것 같다”며 “서로 잘되면 좋지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동종업체 직원 빼가기는 식당업이 가장 심하지만 건축, 일반 사무직부터 회계사, 프로그램, IT 등 전문직까지 전반에 깔려 있다.
D업주는 “엇비슷한 임금을 주고 일시키는 거 이왕이면 경험자를 찾는 건 당연하다”며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저지르는 ‘더티플레이’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국 도끼로 자기 발을 찍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대기업인 구글과 애플, 인텔 등 등 7개 IT 기업들도 ‘직원 빼가기’가 도를 넘자 상대 회사의 직원을 빼가지 않기로 합의했다가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처럼 직원 빼가기는 한인사회와 주류시회에도 만연한 골치꺼리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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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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