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업소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가든 그로브 한인타운으로 꾸준히 진출하고 있는 반면 한인 업소들은 하나, 둘 떠나고 있다. 한인업소가 문을 닫으면 베트남 업소들이 달려들고 있다. 타운 한복판에 있는 구 한남체인 자리에 올해말 베트남 수퍼마켓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한인타운 샤핑몰에서 베트남 업소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몇 년 후에는 타운이 어떻게 변모할지 모른다.
현재는 한인 샤핑몰 내 10-15개업소 당 대략 1개 정도가 베트남 업소들이지만 나중에는 5대5로될 수도 있다.
타운에 베트남 업소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베트남 고객이 늘고 있다. 일부 한인업소들은 베트남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광고와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인업소에 베트남어로 된 안내문이 등장한 것도 꽤 오래 전이다.
반면 오렌지카운티 한인 상권이 부에나 팍, 풀러튼, 어바인으로 나누어지면서 타운을 찾는 한인들은 예전에 비해서 줄어들었다.
저녁시간에 북적되어야 할 일부타운 샤핑몰은 썰렁하다. 타운의 ‘전성기’시절 활기는 찾아 볼 수없다.
한인업주들은 한인타운이 ‘이렇게 되어서야 되겠느냐’는 탄식을 하고 있다. 일부 한인업주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매장을 부에나 팍, 풀러튼, 어바인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타운의 몇몇 한인단체들도 사무실을 부에나 팍으로 옮기는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실정이다.
이런 말들이 오고가면서 ‘상우회’ (한인상공회의소 전직 회장들모임) 회원들 사이에 지난 3년 동안 타운에서 개최하지 않았던 한인축제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축제를 연다고 해서 타운이 금방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위축되어 있는 분위기를 북돋아 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에 ‘상우회’ 멤버들은 작년말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축제를 타운에서 다시 개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40여년동안 피와 땀으로 일구어 온 한인타운이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다는 취지이다.
이들은 힘들여서 22번 프리웨이 선상에 세운 ‘코리안 디스트릭’이라는 표지판과 한인타운 대로인 가든 그로브 블러버드 동서쪽에 건립한 한인타운을 알리는 표지석의 의미가 점점 희석되어가고 있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데 뜻을 함께했다. 한인타운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타 민족과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아시안 문화 축제’로 방향도 전환했다.
이같은 생각은 상공회의소, 평통 등의 한인 단체들로부터도 호응을 얻고 있다. OC 주요 단체들은 공동으로 축제의 주관처또는 후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타운 활성화에 대한 절박한 심정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셈이다. 베트남 고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일부 한인업주들도 다민족 대상의 한인타운 축제를 환영하고 있다. 타운이 알려지면 장기적으로 고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인타운이 변하고 있는 것처럼 한인타운에 열릴 축제도 이제는 변모할 것이다. 한인들 위주의 축제가 아니라 아시안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과거 강 건너 불구경하듯하던 일부 한인들도 이제는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것 같다.
타운이 위축되면 오렌지카운티 한인 커뮤니티 터전을 잃게 된다.
부에나 팍과 풀러튼에 한인 상가들이 많이 들어서 있지만 한인타운과는 다르다. 가든 그로브 한인타운처럼 몇 블락을 한인타운으로 공식 지정한 곳은 없다. 그만큼 이곳은 우리에게 소중한 땅으로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 이번 축제가타운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바꿀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타운 활성화를 위해 첫 걸음을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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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부국장·OC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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