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40년 고집을 꺾고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사무실을 새로 내기로 했다고 언론매체들이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무실은 약 5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규모이며, 올해 여름에 입주가 이뤄진다.

이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는 공중파방송 CBS의 자회사인 CBS 인터랙티브가 입주해 공간 대부분을 쓰고 있다.

주소가 '235 세컨드 스트리트'인 이 건물 내의 빈 사무실 2개 층을 애플이 건물주로부터 임차하거나 CBS 인터랙티브로부터 재임차할 것이라는 보도는 작년 7월 '샌프란시스코 비즈니스 타임스'에 처음 실렸다.

애플은 1976년 4월 창립 이래 샌프란시스코 외곽 실리콘밸리 지역에만 업무 공간을 만드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최고경영자(CEO)로부터 '걸어 다닐만한 거리' 내에 모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공동창립자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의견 때문이었다.

회사가 커지면서 공간이 부족해지자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뿐만 아니라 서니베일, 산타 클라라, 산호세 등에도 사무실을 냈지만, 모두 실리콘밸리 지역이었다.

그러나 기술 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젊고 유능한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사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애플도 대세에 따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이들이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살고 싶어하는 것은 음식점과 술집, 나이트클럽, 콘서트장, 극장, 야구장 등 퇴근 후 '밤 생활'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이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편하다는 점 때문이다.

전체 애플 임직원의 약 15%가 시내에 살면서 통근버스 등으로 실리콘밸리로 출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혼자 사는 젊은 미혼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런 비율이 훨씬 높다.

구글, 링크트인, 야후 등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상당히 큰 규모의 사무실을 따로 두고 있다.

비츠와 톱시 등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일부 소규모 신생기업들이 애플에 인수된 적은 있으나, 애플이 샌프란시스코에 새로 사무실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