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에서 영화 '분노의 질주'와 비디오 게임을 본뜬 불법 자동차 거리경주가 급증해 경찰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불법 자동차 거리경주는 차량 스피드를 즐기는 동호인끼리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이용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경찰이 예방단속을 펼치기가 매우 어렵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는 이들이 100마일(160㎞)을 훨씬 웃도는 속도로 주택가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경주를 벌이면서 교통사고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7일 LA 인근 커머스 시의 5번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경주가 벌어졌다가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3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수 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자동차 경주에 나선 운전자가 핸들을 잘못 조정하는 바람에 발생했다.

경주에 참가한 딜리오 록하트(35)가 운전미숙으로 UPS 트레일러를 그대로 들이받았고, 트레일러는 차량을 피하려다 중앙선을 넘어 반대방향에서 오던 승용차 2대와 충돌했다.

경찰은 록하트를 현장에서 검거해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으며, 자동차 경주에 참석한 운전자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채스워드 시에서 불법 자동차 경주로 2명이 사망한 데 이어 3월에는 가데나 시에서도 불법 자동차 경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지난달에는 호손 시에서 자동차 스피드족이 불법 자동차 경주를 벌이던 와중에 그 지역을 지나가던 음악가와 교사의 차량을 들이받아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불법 자동차 경주대회가 기승을 부리자 LA 경찰국(LAPD)에서는 이를 전담하는 팀을 편성해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워낙 은밀하게 이뤄져 애를 먹고 있다.

존 맥마흔 LA 경찰국 총경은 "이들은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자신들만이 알 수 있는 암호 글을 올려 불법 자동차 경주대회 일시와 장소를 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자동차 경주대회는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비디오 게임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경주에 나서는 운전자들은 대개 대마초를 피우는 등 사고 위험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