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다. 뭔가를 공짜로 준다고 하면 필요가 있든 없든 챙기고 보자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리이다. 값으로 치면 얼마 되지 않지만 공짜라니까 욕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욕심에도 급이 있다. 욕심내는 대상의 가치에 따라 급이 달라진다. 싸구려 물건 공짜로 얻으려는 욕심은 그야말로 찌질한 욕심. 욕심이 찌질하다는 건 그 사람이 찌질하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공짜를 욕심내는 데서 한 발 더 나가다 보면 가져가서는 안 되는 물건을 집어가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는 분명 절도이고, 몇 푼 안되는 물건에 계속 손이 간다면 이는 찌질한 욕심, 찌질한 도벽이다.
LA 한인타운의 스파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이용객들이 수건이며 머리빗, 가운, 담요 등 비품들을 마구 집어가기 때문이다. 한인타운의 한 스파의 경우, 이렇게 잃어버리는 비품의 비용이 연간 1만 달러에 달한다. 생각다 못한 업주는 결국 수천달러를 들여 비품들에 도난방지 센서를 부착했다. 세탁 가능한 작은 칩을 수건, 가운 등에 넣고 꿰매느라 직원들이 수고를 했는데, 이를 알고는 가위를 가져와 칩을 잘라내고 훔쳐가는 사람도 있다니 이 정도면 진짜 범죄행위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렇게 공공 비품에 손을 대는 걸까? 이 스파의 경우 한인과 비 한인 고객이 반반인데, 센서 부착 후 물건 집어가다 걸린 사람은 80% 이상이 한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장 나오는 말이 “옛날에 못 살았던 경험 때문인가?”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인사회에서는 잘 산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회원제 스포츠 센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는 한국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던 한 회원이 수건을 몇 개 돌돌 말아 가방에 넣고 나오다 걸려서 한바탕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 한인들만 이런 걸까? 그건 아니다. 물건 보면 손이 가는 견물생심은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다. ‘신사의 나라’라는 영국의 신문 텔레그라프 조사에 의하면 영국인들 중 여행지 호텔에서 수건을 슬쩍 한 사람이 68%에 달한다. 수건 정도가 아니다. TV 리모트콘에서 배터리를 빼고, 램프에서 전구를 빼서 가져온 사람이 57%, 나이프나 포크를 챙긴 사람이 45%, 호텔 방 액자를 몰래 가져온 사람도 36%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호텔들은 이제 수건, 침대 시트 등에 도난방지 칩을 모두 부착했다. 그러니 여행가서 호텔 수건은 더 이상 집어오지 마시라. 욕심을 다 버릴 수는 없더라도 찌질한 욕심만은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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