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리러 클린턴 전 국방장관이 12일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열린 캠페인에서 연설하다 잠시 입술을 깨물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주별 경선 레이스의 첫 2개 주에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모두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아이오와주 경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 9월 이래 처음으로 이 주와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지는 뉴햄프셔주(2월9일) 모두에서 여론조사 상 선두를 내준 것이어서 힐러리 측은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8년 전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3위에 그치며 결국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당 대선후보 자리를 내줘야 했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주는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주들로 대선 주자들은 누구나 이 곳에서의 승리로 주도권을 잡고 그 여세를 몰아 당 후보를 거머쥔다는 선거 전략을 세운다. 두 곳을 모두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한 곳은 건져야 남은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게 통설이다.
퀴니피액 대학이 지난 5∼10일 492명의 민주당 성향 아이오와주 유권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샌더스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49%에 달해 45%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섰다.
한 달 전 힐러리 전 장관은 같은 조사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샌더스 의원을 11%포인트 앞섰으나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30%포인트 리드를 지켰으며, 경제 분야에서 클린턴 전 장관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와 함께 몬마우스 대학이 지난 7∼10일 뉴햄프셔주의 민주당 성향 유권자 413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샌더스 의원은 53%의 지지를 확보해 39%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압도했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 조사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당시는 클린턴 전 장관이 48%로 샌더스 의원을 3%포인트 앞섰다.
퀴니피액 대학 측은 “클린턴 전 장관이 뉴햄프셔주에서는 샌더스 의원에게 뒤지곤 했지만, 아이오와주에서는 지난달 만해도 두 자릿수 우위를 보였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아이오와주가 샌더스 의원에게 꿈의 무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대학은 “아이오와 유권자들은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에 비해 자신들과 더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더 정직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세에 몰린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불법 체류자 추방문제를 놓고 이례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12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첫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소수계 유권자 겨냥 민주당 포럼에서 불법 체류자에 대한 추방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오바마 행정부에 촉구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철저하게 ‘코드’를 맞춰 온 클린턴 전 장관이 불법 체류자 추방문제를 공개로 거론한 것으로 이상조짐을 보이는 최근의 지지율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