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삭임·흐느낌·심판·구원 노래
▶ 1시간여 기도문 형식 진혼미사곡
■ LA 매스터코랄 30, 31일 연주회
웅장하고 강렬한 베르디의 진혼미사곡(Messa diRequiem)을 들을 수 있는 연주회가 열린다.
LA 매스터코랄(음악감독 그랜트 거숀)은 오는 30일과 31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가 남긴 대작 ‘레퀴엠’을연주한다.
110명의 합창단과 대편성 오케스트라, 4명의 솔로이스트가 함께 하는 연주회로 독창자들은 소프라노앰버 와그너(Amber Wagner), 메조소프라노 미셸 드영(Michelle DeYoung), 테너 이사차 새비지(Issachah Savage),베이스 모리스 로빈슨(Morris Robinson)이다.
레퀴엠은 죽은 이를 위한 위령미사에 연주되는 무거운 예식 음악으로, 미사 전례에서 첫 입제창(Introitus)이 라틴어의‘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주여,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옵소서)로 시작되기때문에 줄여서‘ 레퀴엠’이라고 한다.
레퀴엠 하면 모차르트의 레퀴엠(미완성으로 남겼으나 제자가 완성)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감동적이고 극적인 음악이 베르디의 것이다. 베르디는존경했던 시인이자 작가인 알레산드로 만초니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이 음악을 작곡했는데 오페라의 거장답게 미사곡이라기보다는 무대 공연을 염두에 두고훨씬 더 격정적이고 고통스러우며 스팩태큘라 한 레퀴엠을 창조해냈다. 어떤 이는 이것이‘ 베르디가 작곡한 가장 위대한 오페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속삭임과 흐느낌, 한탄과 찬미, 심판의 공포, 구원을갈망하는 기도가 한시간반 동안 이어지는 이 진혼곡을 들어보면 죽음의 그림자 아래 인간의 나약함과 위대함이 동시에 몸부림치는 아우성이 영혼을 뒤흔든다.
유튜브에서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1970년 로마에서지휘한 연주 동영상(흑백)을 본 적이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성스러워서 1시간27분 동안 눈과 귀를 뗄 수가 없는 연주였다. 독창자로 나온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마릴린 혼, 레나타 스코토와 니콜라이 기아우로프의 노래는 한숨이 나올 정도로 완벽하고, 너무나 젊은아바도(아마 30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 나중에는 땀으로 다 젖어버린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암보로 연주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LA 매스터코랄과 그랜트 거숀은 10년전인 2006년에 이 곡을 연주한 적이 있다. 그동안 더 많은 경험과소리의 진화를 거쳐온 LAMC와 거숀이 이번에는 어떤 무대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크다.
진혼곡은 미사 전례에 포함되는 키리에(하느님, 자비를 베푸소서)-글로리아(대영광송)-크레도(사도신경)-상투스(거룩하시도다)-베네딕투스(찬미받으소서)-아뉴스 데이(하느님의 어린 양) 등 순서에 따라 기도문을라틴어로 노래하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려면 미리조금 공부하고 가는 것이 좋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글로리아와 크레도를 생략하고 그 대신 장례미사의 고유문인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와 라크리모사(눈물의날), 도미네 예수(주님이신 예수), 리베라 메(우리를 구원하소서) 등이 포함돼있다.
티켓 29~119달러. www.lamc.org, (213)972-7282.
Walt Disney Concert Hall 111 S. Grand Ave. LA, CA90012
<사진 LA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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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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