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장의 기념사진 위해 1,000여명 도열한 채 대기 귀빈들 자리 옮기며 촬영
▶ 5m 넘는 임시 스탠드 위 환호하는 군중‘위태위태’ 기념사진 찍으며 민심장악
한 장의 기념사진을 위해 1,000명이 함께 카메라 앞에 선다. 그 옆에선 또 다른 1,000명이 도열한 채 대기하고 있다. 귀빈들은 무리 맨 앞 중앙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한뒤 옆의 1,000명 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촬영이 끝나면 또 다시 옆으로…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의기념사진 촬영 방식이다.
김정은이 북한군 최고계급인 원수칭호를 얻은 2012년 7월 이후 약 40개월 동안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들에 거짓말 같은 1,000명 단위 기념사진의 비결이 숨겨져 있다. 우선대규모 기념촬영을 위한 임시 스탠드가 설치돼 있다. 넓이 150㎝ 높이 40㎝ 정도의 계단식 구조물을 인원수에맞게 옆으로 붙여 세우고 위로 또 쌓는다. 그리곤 각 계단마다 사람들이자리를 잡고 선다.
5m 이상 되는 높이에 서 있기 조차 힘들만큼 좁은 발판 위에서 환호하는 군중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는 김정은 자리 바로 뒤편 스탠드의 작은난간이 전부다. 전방 군부대나 섬 지역 등 현장지도 중 찍은 기념사진마다 같은 종류와 규격의 스탠드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기념사진을 위해이를 수송하고 설치하는 등 적지 않은 수고를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네스북 기록으로나 존재할 법한희귀한 광경이지만 북한에서 이보다영광스러운 순간은 없다. 김씨 삼부자가 등장하는 사진을 일명‘ 1호 사진’이라 부르며 신성시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은 평생의 소원이자 가문의 자랑이다. 김정은은 일반 노동자나 하급군인 등과 함께 격의 없이 기념사진을찍으며 민심을 장악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맞아 김정은은 1만여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인원과 한꺼번에 기념사진을찍기도 했다.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으니 그야말로 찍는데 의미가 있을 뿐이지만 기념사진에 대한 김정은의 집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일각에선 5월 열리는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의 생일인 1월8일이 북한의 명절로 지정될 가능성을 제기하고있다. 권력 세습에 이어 3대째 신격화를 향해 치닫는 김정은의 기념사진 정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지난 40개월여 동안 보도된 조선중앙통신 사진을 분석해 보면 김정은은 약 400곳 이상을 시찰했다. 집권 초기였던 2013년 상반기까지 군부대 격려 방문에 치중했던 김정은은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각종 건설공사 현장을 수시로 방문했다.
그 후 시찰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생필품 공장이나 정밀기계 공장 등 경제관련 현장을 자주찾았다. 한 번 다녀온 곳을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찾는 꼼꼼함도 보였는데, 2013년 말 완공된 강원도 마식령스키장의 경우 7개월 동안 5차례나현장을 찾아 공정을 챙겼는가 하면서해 최전방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 역시 6개월 만에 다시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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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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