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원숭이의 해라고 한다.

원숭이는 모방의 천재이고 무리와잘 어울리는 사회적 동물임에도불구하고 인간과 같은 언어를 숙달할 수 없음이 많은 학자들의 실험에서 밝혀졌다.

해부학적으로 원숭이의 후두는 인간 언어의 기본적인 모음 아,오, 이...등을 만들 수 없게 되어있다. 언어는 구문과 문법을 포함하고 있는데 원숭이들의 신호는 언어가 되지 못한다. 언어는 동물과인간을 구분 짓는 절대적 특징이다. 즉, 말하는 원숭이는 존재하지않는다.

뇌의 언어부위는 사람에게만 독특하게 있고 사람이 아닌 생물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의 언어를관장하는 곳은 왼쪽 대뇌이며 사고나 질병으로 손상 받으면 언어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인간이면서도 원숭이로 취급받았던 사람들이 있다. 야간족(Yaghan or Yamana)은 남미의 최남단, 티에라 델 푸에고에 살고 있었다. 남미 대륙과 마젤란 해협을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이 제도는 남극과 가까워 바람이 강하고추워서 사람이 살기가 쉽지 않은곳이다.

야간족은 추운 이곳에 살면서도옷을 거의 입지 않았고, 혹독한 기후에서 사느라 항상 모닥불을 피우며 살았다. 이곳을 방문했던 마젤란이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연기를 보고“ 티에라 델 푸에고” 즉“ 불의 땅”이라 불렀다.

야간족은 섬과 섬을 카누로 오가면서 바닷고기를 잡으며 살았다. 카누를 젓느라 상체는 발달했지만 하체는 빈약했고 열의 방출을 막기위해 구부리고 앉아서 쉬는 자세를취했다. 추위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들은 동물의 기름을 많이발랐고, 몸에서는 열을 많이 낼수 있도록 신진대사가 활발하게적응되었다.

생긴 모습이나 사는 풍습이 사람보다는 원숭이에 가깝게 보였다.

초창기 야간족에게 말은 있었지만 글자가 없었다. 그 이유로 찰스 다윈은 그들을 원숭이로 분류하였었다. 그러한 찰스 다윈의 실수는그 후에 영국의 성공회 선교사, 토마스 브릿지와 조지 루이스 가족들에 의해 정정되었다.

선교사 가족들은 1871년 그곳에 도착하여 십수년에 걸쳐 언어를 연구하여 야간어의 문법과 3만 이상의 단어로 된 사전을 완성시켰다. 야간족은 엄연히 원숭이가 아닌 사람들이었다. 외부 서구문명에 적응하기를 거부했던 그들의 인구는 줄어들어 지금은 칠레에 1천여 명만 명맥을 유지하고있다.

생긴 외모는 사람인데 원숭이가내는 소리와 다를 바 없는 말을 하며 살아오지 않았는지 돌이켜 본다.

인내심이 없다는 원숭이처럼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말, 상처를주고도 사과하지 않은 말들을 하였던 경우들을 생각하며 침팬지처럼가슴을 쳐본다.

진솔하게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될 순간에도 튀어나오는 원숭이 같은 소리들이 있었다. “만일잘못한 것이 있다면 ~” 이나 “그렇지만, 그건 그게 아니고~” 혹은“ 아마도 오해하신 것 일거예요”등이다.

사과를 함으로써 일어날 결과나손해가 두려웠을까? 아니면 “미안합니다” 하면 내가 무시당한다는 생각이었을까? 사과 후에 빌어야할용서를 슬그머니 숨기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새해에는 잘못을 했을 때 실수를 즉시 인정하고, 잘못된 말과 행동을 기꺼이 바꾸기로 다짐해 본다.

상대방에게 용서를 빌어야할 때 주저함 없이 할 수 있는 용기를 위해기도드린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용서가 없다. 동물이 사는 ”정글의 법칙“ 은용서를 비는 약함을 보이면 죽기때문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용서받고 용서하는 한해가 되기를다짐해본다.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 때는 우리를 조건 없이 용서해주시는 절대자의 사랑을 생각하며...

<김홍식 내과의사,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