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유소년들이 축구를 즐기고 있다.
USSF는 유소년 축구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 부모 등에게도 헤딩으로 인한 뇌 손상의 위험성을 인지시키는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수칙 개정은 일부 미국 축구선수와 부모들이 경기에서 머리 부상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집단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축구 종가’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FA는 “유소년 선수들의 헤딩을 막을 계획은 아직 없다”며 규정 변경의 주체와 책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아직 유소년 선수들의 헤딩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헤딩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안전 수칙, 기준 등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여서 다소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유소년 축구단의 훈련을 지켜보기 아차산 배수지 체육공원 축구장을 찾았다.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유소년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헤딩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이도겸(11)군은 “헤딩 훈련을 자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헤딩을 하면 뇌가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전성준(10)군도 고개를 끄덕였다. 학부모들도 유소년 선수들의 헤딩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송우영(9)군의 어머니 임정희(39) 씨는 “아이들이 운동하는 것은 좋지만, 다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안전이 우선이다. 유소년 헤딩을 금지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성(8)군의 어머니 고미라(43)씨도 “아이에게 될 수 있는 대로 헤딩은 피하라고 주문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유소년 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장성대 감독은 “10세 이하 선수들은 공 없이 또는 미니볼이나 팅팅볼로 헤딩 훈련을 하고 있다. 난이도도 일반 헤딩의 10% 정도로 가볍게 진행하고 있다. 11~12세는 20~30% 난이도로, 15세는 30~40%, 16~17세 이상부터는 100%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이어 “국내 초등부에서 헤딩과 관련해 난이도가 높거나 강도 높은 지도를 하는 경우는 못 봤다”며 “다만 대회 출전을 위주로 하는 팀들은 헤딩 훈련도 자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유소년 축구 지도자들도 뇌 손상에 대한 경각심은 있지만, 정확한 기준이나 발표, 규제가 없다 보니 다소 혼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학계에서도 유소년들의 헤딩은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포츠의학 전문의인 조성연 하늘병원 원장은 “유소년의 뇌는 순두부처럼 약한 구조로 돼 있다. 유소년기에는 뇌를 보호해주는 두개골도 완전히 유합되지 않은 상태여서 충격량에 따라 함몰될 수 있다”며 “뇌의 성장은 14~15세까지 계속되는데 가장 조심해야 하는 나이는 8~11세 정도다. 이때 헤딩과 같은 충격은 피해야 한다. 단 한 번의 헤딩이라도 어린이에게 전해지는 강도는 생각보다 클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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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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