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 기획- 한인 2세 아냐·진 이씨 부부
▶ 연애시절 “입양하자” 약속 2년 걸려 딸 입양 이어 올해 한국서 준혁 데려와

24일 가족모임에 참석한 아냐 이(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씨와 진 이씨 부부가 아들 준혁이와 딸 햇님이를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올해 41세의 한인 2세 동갑내기 부부 진 이씨와 아냐 이씨는 올해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가슴으로 낳은 둘째 아이까지 네 가족이 맞는 첫 성탄절이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0년 결혼해 샌클레멘티에서 평범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왔다. 부부는 연애시절 “우리 둘만의 아이를 낳아도 입양을 하자”는 약속을 했는데 결혼 후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당연히 ‘입양에 나서자’고 결정을 했다.
쉽게 진행될 줄 알았던 첫 입양은 2년이란 기다림을 인내해야 했다. 2011년 1월 시작된 입양은 생후 6개월된 예비 딸 에머슨 햇님(현재 5세)과의 만남이었다.
한 입양단체를 통해 미국과 한국에서 사진으로만 정보를 교환했다. 6개월 된 햇님이를 사진과 영상으로만 본 부부는 직접 만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그해 한국 정부는 해외입양 정책을 강화했다.
그러나 부부는 위탁가정에서 자라는 딸이 자라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포기하지 않았다. 부인 아냐씨는 “6개월 된 아이가 돌이 지나고 두 살이 되어서야 우리 부부 품으로 왔어요. 그 기다림의 시간이 그리움을 키웠고 우리 가족을 더 돈독하게 만든 것 같아요”라고 웃었다.
부부는 LA 국제공항에서 두 살배기 딸을 만나게 된 순간을 이야기하다 목이 메었다. “아이들을 만나러 공항에 갈 때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을 만나러가는 기분이었죠. 그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이처럼 큰 아이를 입양하고 딸 바보가 된 부부는 올해 7월 두 번째 아이 엘라이샤 준혁(3)도 입양했다.
부부는 첫 입양 당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국까지 가서 아들을 데려왔다. “준혁이가 우리 집에 올 때 한국말을 잘했어요. 전혀 다른 세상과 가정에 적응하느라 혼란도 겪었고요. 이제는 영어도 제법하고 킨더가튼에서 친구와 선생님에게 한국말을 알려주기도 해요”아이를 두 명이나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터이지만 부부는 그 과정 자체도 축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냐씨는 “우리 부부 인생은 축복을 받았어요.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아이들을 입양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 위탁가정을 방문하는 등 어릴 적 추억을 잊지 않도록 돕고 있다.
부부는 “우리 부모님은 이민 1세대로 한인이란 정체성을 우리에게 심어줬다. 아이들도 한국을 기억하고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한인 2세로 한국어를 잘하지 못 하는 아쉬움이 크다는 이들은 그래서 요즘 아이들 한국어 교육에 철저하다.
“올해는 우리 가족이 다 같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할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두 아이를 낳아준 부모님과 위탁가정 부모님의 건강과 안녕도 기원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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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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