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부적절한 기사지만 언론 자유 보호해야…개인 비방 목적 없었다”
▶ ”朴대통령 소문은 허위…대통령 관련 사실관계 확인하지 않은 건 적절치 않아”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17일 오후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9) 전 서울지국장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동근 부장판사)는 17일 "피고인의 기사는 부적절한 점이 있지만, 공익적인 목적으로 작성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사에 박 대통령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언급된 정윤회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용 기록 등을 근거로 기사가 다룬 박 대통령 관련 소문이 허위임이 인정된다고 결론지었다.
따라서 소문 내용이 사실인지 별다른 확인도 않은 채 허위 사실을 적시해 사인(私人)인 박 대통령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맞다고 봤다.

17일 오후 대통령 명예훼손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이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인 중대 사안이 발생했을 당시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것이어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므로 공인(公人)인 대통령의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박 대통령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도 기사의 주된 목적이 한국의 정치·사회 상황을 본국에 전달하려는 것이어서 박 대통령 개인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가토 전 지국장에게 적용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기사의 개인 비방 목적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 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최종 결론이다.

17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받은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울러 재판부는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제도를 취하는 이상 민주주의 존립과 발전의 필수인 언론의 자유를 중시해야 함은 분명하다. 우리 헌법에도 언론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다. 공직자 비판은 가능한 한 보장돼야 하며 그 지위가 높을수록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원의 판단 범위는 이 기사가 공소 제기된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이 행위가 보편타당하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을 조롱하고 한국을 희화화한 내용을 작성하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해 8월 3일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에 게시한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윤회씨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이 긴밀한 남녀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17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 명예훼손 1심 무죄 기자회견을 마친 기소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자리를 떠나고 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이날 선고 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연한 판결이며 특별한 감회는 없다. 검찰은 무죄 판결을 받아들여 나를 이대로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판결문 내용을 검토한 뒤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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