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이민자와 난민이 미국 살린다” 트럼프에 날 세워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미국 백악관이 다소 뻘쭘해진 모습이다.
트럼프의 발언이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의 근본적 가치와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지만, 여론전이 기대 대로 먹혀들지 않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15일 정례브리핑에 나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주의'(Trumpism)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현상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아야 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대다수와 전체 미국인의 36%가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현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내가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며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비단 트럼프뿐만 아니라 다른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도 미국의 기본적 가치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발언들이 공유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실망스럽고 분열적이며 냉소적인 것"이라며 "미국인 대다수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물론 미국을 세우는 데 필요했던 가치와 직접 충돌하는 것"이라며 "이 나라는 박해를 피해 자유롭게 종교를 실천할 곳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건너와 만든 나라"라고 강조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바로 전에 발언이 트럼프주의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반응이냐'고 묻자 즉답을 피한 채 "오바마 대통령의 기존 언급들은 오늘 저녁 공화당 TV 대선토론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수사(修辭)와는 극명한 대조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오전 워싱턴D.C.내 국립문서기록보존소박물관에서 이민 문제를 주제로 한 연설 내용을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민은 미국의 오랜 전통이며 미국을 예외적으로 만드는 요소"라며 "이민자와 난민이 미국을 다시 살리고 새롭게 만든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멕시코 불법이민자 추방'과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을 한 트럼프와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간다를 비롯한 25개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수여하는 행사도 가졌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오늘 연설은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온 비전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우리는 단순히 트럼프뿐만 아니라 다른 공화당 후보들도 모욕적이고 분열적이며 냉소적인 발언들을 선거유세에 이용하는 것을 봐왔다"고 비판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스스로 어떤 형태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며 "이것은 미국인들의 책임이며 우리의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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