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대선주자들·백악관 비판 앞장 유엔 난민기구·영·프랑스 가세
▶ “옳은 일 하고 있다” 본인은 기세등등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마운트 프리전트에서 있는 요크타운 항공모함에서 진주만 기 념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무슬림 미국 입국금지’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있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주자와 공화당 지도부, 백악관은 물론이고 유엔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까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백악관이 ‘트럼프 낙마’의 선봉을 자처하는 형국이어서 자칫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과의 갈등이 첨예화되는등 또 다른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딜레마’에 빠진 공화당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면서도 백악관의 노골적 개입에는 반발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에 대해“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다. 다른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트럼프의 발언이 무슬림 공동체를 자극해 자칫 극단주의자들의추가 도발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백악관이 특정 야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사실상‘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멕시코계 이민자 성폭행범 비유등 트럼프의 각종 논란성 막말에도,그동안 입장표명을 자제해 온 공화당 지도부도 트럼프의 막말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이날 비공개 의원모임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와 미국태생 또는 귀화 여부에 관계없이 시민권의 적법한 절차를 보장하는 제14조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런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다. 당으로서도 그렇고 국가로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공화당 행정부에서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도 보수성향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인터뷰에서 “’더 이상 무슬림을 받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생각은 우리가 추구하고 믿는 모든 것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라 밖에서는 유엔난민기구(UNHCR)의 멜리사 플레밍 UNHCR 대변인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과만나“ 미국 대선 유세 중 나온 (트럼프의) 발언이 가장 취약하고 전쟁의희생자인 난민들의 미국 재정착 프로그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뿐”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거센 비판여론에 대해 트럼프는“ 개의치 않는다”며 한 발짝도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CNN 방송 전화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공화당 지도부까지 비난하고 나섰다’고 물은데 대해“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2001년 ‘9.11 테러’ 때무너진 뉴욕 맨해턴의 세계무역센터빌딩을 거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테러를 당할) 더 많은 세계무역센터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자신의 조치가 테러예방을 위한 조치임을 항변했다.
트럼프는 또 ABC 방송 인터뷰에서도 “우리 건물과 도시를 폭파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하는 일은FDR(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1941년 12월 일본군이 진주만을 공습한 직후11만명 이상의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수용소에 격리했던 조치를 거론한것으로, 이 발언을 둘러싸고 또 다른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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