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서 터질지 몰라… 샤핑몰·극장 가기 겁나”
▶ 낯선 사람 테러범? 의심 “총 사야 하나” 농담도
프랑스 파리 테러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LA 동부의 샌버나디노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한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총격범 부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추종한 미국 내 자생적 테러범일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들이 나타나면서 미국 내 테러 발생 우려를 높이고 있는데다 사건 발생 지역이 가까운 남가주 지역이다 보니 테러 공포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된 것이다.
■한인들 테러 트라우마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토머스 정(28)씨는 “샌버나디노에서 총기난사가 벌어졌다는 TV 방송을 한참동안 시청했다”며 “내가 사는 LA에서 꽤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일이라 나에게도 언제든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무서웠다”고 말했다. 일부 한인들 사이에선 극장이나 대형 샤핑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기 두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패사디나에 사는 최형섭(45)씨는 “3년 전 콜로라도의 영화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극장에 갈 때마다 섬뜩한 느낌이 들곤 했는데, 이후에도 계속 총기관련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극장이나 샤핑몰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는 것이 두렵고, 지인들 사이에선 ‘총은 총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총을 사야 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계심이 커졌다는 이들도 있다. 낯선 사람이 다가오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은 사람을 보면 겁부터 나는 경우다. 일부는 가족들에 대한 걱정도 전보다 늘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폴 송(33)씨는 “아내의 귀가시간이 말했던 것보다 늦어진 적이 있는데 교통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것보다 총을 가진 괴한을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면서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강력사건들이 장소를 막론하고 곳곳에서 ‘묻지마 사건’처럼 벌어지자 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학교는 물론 복지센터 등도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안감 대처 어떻게전문가들은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강력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불안감이 생기는 일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나만 느끼는 불안이 아님을 깨닫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면 평상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총기나 강력사건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은 되도록 피하는 등 조심성을 키운다면 오히려 불안감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샌버나디노에서 활동하는 마샤 웨시 가족치료 전문가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벌어지면 아이들도 많은 질문을 한다.
아이들은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진다면’이라고 생각해 더 두려워할 수 있다”며 “사람들이 죽은 것보다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한 곳을 만들 수 있는지 등을 함께 이야기해 보고, 부모가 곁에 있으며 너는 안전하다 것을 상기시켜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상 유지도 중요그러나 이처럼 일반인들이 막연한 테러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을 갖는 것이 바로 극단적 테러세력들이 노리는 목적이라며 오히려 이에 굴복하지 말고 일상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테러를 이기는 길이라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파리 시민들이 불안을 이기고 노천카페나 식당 등을 이용하자는 일상 회복 캠페인을 통해 테러에 대처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한인 정모씨는 “미국 내 테러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더니 20대 아들이 테러에 대한 불안감으로 위축되는 것이 바로 테러범들이 노리는 것이라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하더라”며 “막연한 불안감을 극복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김동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