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만혼이 시대적 추세이다보니 30-40대 싱글을 봐도‘ 결혼이늦나 보다’ 정도로 여길 뿐이다. 그러나 내가 결혼했던 17년 전만 해도 상황은 매우 달랐다. 나를 처음만난 사람들은 당연히 기혼이라 짐작했고, 미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혼기 놓친 딸을 둔 부모님 걱정과 함께 짝 찾기 어렵겠다는 걱정어린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나는 시집못간 노처녀 취급하는 주변 분위기에 개의치 않았다.
결혼에 대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니들은 아버지의 성화에못 이겨 결혼을 하였고, 사회생활을 통해 자기실현을 해보지 못한데 대한 미련이 생길 때마다 아버지를 탓했다. 그걸 보면서‘ 나는 절대로 언니들과 같은 결혼은 하지않으리라’고 다짐하였다. 나만의 독립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주변의압력에 못 이겨 대충 합의 하에 한다는 것은‘ 누가 내 인생의 주인인가?’ 에 대한 답을 줄 수 없었다.
그 시절엔 20대 중반의 자녀가있으면 아들딸 할 것 없이 출가시키는 것이 부모들의 가장 큰 과제였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도 자녀들을 결혼 시키려고 꽤나 애를 쓰셨다. 다섯 명의 딸을 2년, 3년 차로 시집 보내고 오빠까지 결혼을 시키고 나서내 차례가 되었을 때는 아버지의 성화가 좀 뜸해졌다. 나는 부모님과 충돌하지 않으려고 대학 3학년 때부터 주말엔 열심히 선을 보았으나 그남자들은 모두 가부장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노처녀가 되었다.
오늘의 나이든 싱글들 역시 결혼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있으리라 생각된다. 만혼의 후배들에게 ‘적령기란 사회가 정해주는것이 아니라 내가 결혼할 정신적경제적 준비가 되었을 때’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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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장 / 여성학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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