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 홍씨 질병 사망 가능성…교섭 장기화에 비판론도
필리핀 이슬람 반군인 아부사야프에 지난 1월 피랍됐던 70대 한국인이 10개월 만에 끝내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1일 전해지면 이 70대 한국인의 피랍과 그 이후의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홍모(74)씨는 지난 1월 필리핀 민다나오섬 삼보앙가시(市) 부근 아들의 집을 방문했다가 이슬람 반군 아부사야프 세력에게 납치됐다.
이후 우리 정부는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의 경찰 영사 등을 민다나오 현장에 보내 필리핀 정부와 피해자 가족 등의 석방 교섭을 측면에서 지원해 왔다.
그러나 피랍이 장기화하고 교섭이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않자 고령인 홍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정부 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범들은 지난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씨로 추정되는 사진과 함께 몸값 5억 페소(121억여원)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올린 바 있다.
이들이 당시 게재한 사진을 보면 홍씨로 추정되는 노인이 이미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모습으로 납치범으로 보이는 5명에게 둘러싸여 있다.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복면한 채 총을 들고 있으며 이중 1명이 노인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있다.
납치범들은 홍씨가 "이미 아부사야프 그룹의 손에 있다"며 "가족이 알도록 하기 위해 이 사진을 올렸다. 이 노인의 목숨을 살리고 싶으면 5억 페소에 해당하는 몸값을 내야 한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또 "이 노인은 매우 아프고 위중한(critical) 상태에 있다"며 홍씨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임을 강조하고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하라"고 위협했다.
외신은 현지 당국 등을 인용해 홍씨가 질병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후반에는 한때 교섭이 진척돼 석방 가능성이 있다는 설(說)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약 이틀 만에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된 셈이어서 우리 정부가 상황을 제재로 파악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교섭이 장기화하는 와중에 고령의 피해자가 결국 숨진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필리핀 정부와의 협조나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한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그간 피해자의 안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언론에 해당 피랍 사건에 대한 비보도를 요청해 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가족들을 측면 지원했고 필리핀 정부 당국이 중심에 서서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며 "필리핀 정부 당국과 여러 계기에 대단히 많은 노력을 통해서 (홍씨) 피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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