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리 前합참의장 측근들 포함, ‘트럼프 기조’ 어긋난 인사들 무더기 배제
▶ 헤그세스 국방, 장군·제독들 편가르기·줄세우기 노골화…NYT “軍의 정치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대통령의 기조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또는 이렇다 할 사유 없이 퇴역하거나 좌천 및 진급 누락된 미군 장성이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전쟁부)와 각 군의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을 접촉,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주도 아래 이같은 '군 수뇌부 숙청'이 이뤄지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9개월 만에 최소 24명의 장군·제독이 해임되거나 진급에서 배제됐으며, 이는 "최근 수십년 동안 전례가 없는" 규모라고 NYT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러 온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대장)의 측근들이 대거 된서리를 맞았다.
밀리 전 의장은 트럼프 1기때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2019년 합참의장으로 취임했지만, 2020년 백인 경찰관의 과도한 경찰권 행사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이 촉발한 시위의 진압에 군을 동원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명령을 거부해 트럼프의 눈 밖에 났다.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 전역한 밀리 전 의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그에 대한 경호를 철회하는 등 '보복'을 했다.
밀리 전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4명의 장성이 진급에서 누락됐으며, 이들 가운데 제임스 패트릭 워크 육군 소장이 대표적이다. 워크 소장은 트럼프 1기 시절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지휘하는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중부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임명될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됐다.
더글러스 심스 전 육군 중장도 비슷한 사례다. 헤그세스 장관은 심스 전 중장의 대장 진급을 불허했는데, 그 결정적 이유가 '밀리 전 의장과 가깝다'는 것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지난 9월 전격 해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군사 작전에 토를 달거나, 트럼프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철폐' 기조에 어긋나는 언행을 보인 장성들도 어김없이 불이익을 받았다.
미 남부사령부의 앨빈 홀지 전 제독은 카리브해에서 미 해군이 벌인 '마약 밀수선' 공격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지난달 갑자기 사임했다. 통상적으로 보장되는 해군 제독의 3년 임기 중 1년도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앞서 국방정보국(DIA) 국장이던 제프리 크루즈 중장이 "신뢰 상실"이라는 사유로 8월 해임됐는데, 크루즈 전 중장은 지난 6월 미군의 이란 핵 시설 공습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면서 "완전히 파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배치되는 초기 평가보고서를 작성했고, 언론이 이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해군 특수전단(네이비실) 사령관이던 밀턴 샌즈 전 준장은 네이비실 훈련에 여성 교관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DEI를 추구한다는 '미운털'이 박히면서 지난 8월 해임된 사례로 알려졌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함장을 지낸 마이클 도넬리의 경우 7년 전 함상에서 '드랙'(여장) 공연을 허용했다는 우익 매체의 보도에 제7함대 사령관 승진 지명이 지난 7월 취소됐다. 당시 보도는 오보로 밝혀졌다.
한편, 제임스 밍거스 전 육군 부참모총장(대장)의 지난달 전격적인 퇴역에 대해선 군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군 수뇌부 물갈이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춘 정상적인 인사권 발동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인 코리 샤케는 NYT에 도를 넘어선 일련의 인사 조치로 "엄청난 인재들이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 9월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밀리 전 의장이나 케네스 멕켄지 전 중부사령관 등을 거명하며 "(이런) 사람들은 내보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군 지휘관들을 '친(親) 트럼프'와 '반(反) 트럼프'로 가르고 줄을 세우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스탠리 맥크리스털 전 육군 대장은 NYT에 "군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민간 지도부는 군복을 입은 이들을 정쟁에서 보호하고 존중하는 규범"이 최근 몇 달간 "중대한 위험에 직면했다"고 군의 정치화를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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