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ㆍ세미나ㆍ낭송 어우러진‘문학 잔치’
문덕호 총영사ㆍ서윤 박사도 낭송
가을의 절정인 지난 24일 턱윌라 컴포트 슈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문학의 밤’은 시애틀 한인 문학행사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시애틀지역에 있는 2개의 문인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형식이었던 이날 행사에서는 원로 시인에 대한 출판기념회에다 한국 문학 세미나, 여기에다 한국과 시애틀 현지 문인과 어우러진 낭송까지 곁들여져 그야말로 ‘한국 문학잔치’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스 시애틀’ 출신으로 유명한 안진선양의 바이올린 연주는 물론 서정주 시인의 아들인 내과 전문의 서윤 박사가 직접 기타를 치는 생음악 반주에다 와인까지 곁들여진 낭송회는 문학이 갖는‘낭만의 분위기’를 물씬 풍겨 참석자 모두가 문학의 향기에 흠뻑 취했다.
이번 문학의 밤은 올해 탄생 100주년으로 950편의 시를 담아 전집을 낸 서정주 시인의 아들인 서 윤 박사가 시애틀 문학단체, UW 등과 협의해 윤재웅ㆍ전옥란ㆍ문태준 시인 등 한국 문인들을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여기에다 시애틀총영사관과 아시아나항공, 컴포트 스윗 호텔, 한국일보, 시애틀N 등도 후원기관으로 지원해 마련됐다.
문학의 밤 첫 행사는 정벽봉 시인의 출판기념회로 시작됐다. 올림피아 원로 시인 정벽봉씨의 시집 <꽃삽 들다>는 공순해ㆍ김윤선ㆍ정봉춘ㆍ문창국 시인 등 시애틀지역 후배 문인들이 사비를 들여 헌정하는 형식으로 출간됐다. 1927년생으로 올해 88살인 정 시인은 평남 진남포에서 출생했으며 1956년 <지열>로 등단했다.
두 번째 행사는 현재 한국 최고 인기시인으로 통하는 문태준 시인이 강사로 나와 ‘시적 상상력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 편의 시가 탄생하기까지의 작가의 생각, 관찰, 사색 등 전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우리 모두가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일러줬다.
‘문학의 밤’의 하이라이트는 3부 행사로 열린 ‘낭송의 시간’이었다. 서북미문인협회 지소영 회장과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문창국 부회장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송명희ㆍ박경숙ㆍ신순희ㆍ김영호ㆍ 이송희ㆍ이춘혜ㆍ홍미영ㆍ배수영ㆍ조영철ㆍ공순해씨 등 지역 문인들이 자신이 평소 즐기는 애송시를 낭송했다. 여기에다 한국에서 온 윤재웅ㆍ전옥란ㆍ문태준 시인은 낭송을 통해 해외에서 모국어로 문학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들과 어우러졌다.
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에서도 5년 정도 공부하고 근무를 했던 문덕호 시애틀총영사도 낭송에 동참, 프랑스어로 번역돼 있는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을 낭송했다. 현재 워싱턴대학에 방문학자로 와있는 한국 법제처 김계홍 국장도 아마추어 시인인 친구의 시를 낭송했고, 박희옥씨도 즉석에서 낭송에 동참했다.
서 윤 박사도 사회자의 즉석 초청으로 나와 미당 선생이 가난하고 힘들었던 광주 조선대 교수 시절에 썼던 ‘무등을 보며’를 낭송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가요로도 만들어져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푸르른 날’을 합창하는 것으로 이번 문학의 밤 행사를 마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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