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LA에서 마켓을 운영한 한인 업주가 10대 흑인 청소년들의 절도행각을 저지하려다 흉기에 찔리고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후퍼 애비뉴와 이스트 55가 코너에서 55가 마켓을 운영하는 한인 이영기(56)씨는 지난달 21일 10대 청소년 절도범들에게 머리 등을 무차별 가격당하고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복부를 찔려 부상을 당했다.

이씨의 가족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6시30분께 10대로 보이는 흑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이씨의 마켓에 들어와 술을 사려 했고, 이에 이씨가 미성년자 주류판매 금지규정에 따라 신분증을 요구하자 이들이 항의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업소를 나간 이들 청소년은 오후 7시께 다시 이씨의 업소에 들어와 음료수 등 물건을 훔치려 했고 이씨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업소 밖으로 쫓아나가 페퍼스프레이를 사용하려는 순간 용의자들이 이씨의 머리 등을 무차별 폭행하고 이씨를 태클해 도로 바닥에 무자비하게 넘어뜨린 뒤 이 중 여성이 흉기로 이씨의 복부를 찌르기까지 했다.

남성 2명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이씨에게 발길질을 하는 등 폭행을 계속하다 길을 지나던 행인과 운전자들이 몰려들자 도주했고, 이같은 장면은 업소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이씨는 CBS 뉴스에 20년간 업소를 운영하면서 절도피해는 몇 번 있었지만 이런 폭력피해는 처음이라며 폭행을 당한 뒤 다른 청소년들이 들어와서 물건을 또 훔쳐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씨 딸 이빛나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아빠는 병원에 입원해 상처를 봉합하고 며칠 간 휴식을 취한 뒤 업소에 다시 나가 일하고 있다”며 “우리 가족이 가게를 운영한지 20년이 됐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경찰이 이들을 찾아내 법적 처분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LA경찰국(LAPD)은 현재까지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담당 경찰서에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