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박물관서 다종교 기도회… ‘미움, 복수, 원한 버려달라’
▶ 할렘 학교서 학생들과 함박웃음…이민·노동자 대표와 포옹도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미국 뉴욕 시민들의 열광은 25일 저녁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집전한 대규모 미사에서 하이라이트에 달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소속 뉴욕 농구팀들의 홈경기장인 대형 실내종합경기장에서의 미사는 서민을 위한 ‘낮은 행보’를 보여온 교황이 평범한 뉴요커들과 함께 한 공식 행사였다.
2만 명의 신도가 미리 착석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후 5시 50분께 사제단과 함께 입장하자 실내는 함성으로 뒤덮였다.
교황의 동선 옆에 서있던 신도들은 교황과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뻗기도 했다.
입장권이 없어 미사에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은 여러 블럭에 걸친 경기장 인근 도로에서 진을 치고 교황을 맞았다.
10여분 뒤 거대한 경기장은 다시 경건함을 되찾으며 미사에 들어갔다.
1시간 30분여의 미사가 끝난 뒤 신도들은 "비바 파파"라고 외치며 다시 환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들을 향해 "신이 축복하기를. 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는 말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메디슨 스퀘어가든에 도착하기 전 맨해튼의 ‘허파’인 센트럴파크에서 오후 5시께부터 20여분 간 짧은 퍼레이드를 벌였다.
교황이 승차한 흰색 포프모빌은 녹음이 우거진 공원 내 도로를 따라 72번가에서 공원 남단인 59번가까지 남쪽으로 행진했다.
공원에 운집한 8만 명은 앞서 추첨을 통해 무료입장권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도로를 통제하는 정·사복 경찰관들과 시민들의 환호는 묘한 대비를 이뤘다.
포프모빌이 미끄러지듯 공원을 통과할 때, 시민들은 "프란치스코"라고 이름을 외치거나, 손을 흔들거나, 교황의 모습을 보려고 키를 높였다. 교황의 행렬을 영상에 담기 위한 핸드폰들이 일제히 공중으로 치솟았다.
이날 입장이 시작되기 수시간 전부터 센트럴파크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5∼6시간씩 입장을 기다리다 기절해 응급치료를 받은 사람도 여럿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교황은 앞서 맨해튼 북부 할렘에 위치한 가톨릭계 초등학교인 ‘아워 레이디 퀸 오브 엔젤스’를 방문했다. 재학생 300명은 대부분 흑인과 히스패닉이었다.
3∼4학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교황의 얼굴에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 줄로 서서 교황을 맞은 학생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거나, 악수를 하거나, 교황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이 학교 체육관에서 노동자와 이민자 150여 명을 대면했을 때 교황은 이들로부터 공사장 안전모자를 선물로 받고 포옹을 나눴다.
이어 학생들의 합창 속에 교실로 이동해 내부를 둘러봤다.
교황은 앞서 유엔총회 연설 후 곧바로 9·11테러 추모박물관으로 이동해 기도회를 가졌다. 당시 사망자 3천 명 가운데 일부 유가족도 이때 만났다.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다종교가 기도회를 함께 했다.
교황은 이곳에서 "여기는 우리가 불의를 보고도 무력감을 느껴서, 차이를 극복하고 대화하는 능력이 없음을 (알고서) 울게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종교의 대표자들에게 "언어, 문화,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미움, 복수, 원한의 감정을 버려달라"고 간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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