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번호 대신 도입한‘아이핀’본인확인 제도
▶ 한국 셀폰번호·공인인증서 없으면 그림의 떡, 한인들“공공기관·방송사 등 이용 못해”허탈
‘아이핀이 뭔가요?’한국에서 웹사이트 접속 때 주민등록 번호 대신 본인임을 확인하도록 도입한‘아이핀’(I-PIN)이 미국 내 한인들을 비롯한 재외국민들은 대부분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국적을 유지한 한인들은 새로 도입된 아이핀 본인확인 제도로 주민번호마저 활용할 수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남가주 내 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기업체의 하반기 공채를 준비하던 박모(20)군은 입사 지원서 신청과정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해당 기업체가 개인정보 보호 차 본인 인증절차로 아이핀을 요구했던 것이다.
박씨는 “아이핀을 발급 받으려면 공인 인증서가 있어야 했지만 한국을 방문한 지 3년이 지나 유효한 공인 인증서가 없다”며 “본인 명의 휴대전화나 공인 인증서를 받으려면 한국을 갔다 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아이핀은 한국 공공기관이나 민간 웹사이트에 계정을 만들 때 필요한 ‘인터넷상 개인 식별번호’를 의미한다. 기존에는 주민등록 번호가 사용됐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개인 정보가 유출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다. 문제는 해외 한인들이 아이핀을 발급 받으려면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 공공기관, 은행, 주요 포털, 방송사 등 주요 웹사이트는 아이핀이 없으면 계정마저 만들 수 없어 한국 국적자의 경우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한국 지상파 인터넷 웹사이트 다시 보기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던 김모(40)씨도 최근 회원가입을 포기했다.
김씨는 “본인 인증 절차를 위해 아이핀을 발급 받으려 3시간을 시도했지만 공인 인증서 발급이 안 됐다. 해외 한인에겐 오히려 기존 주민번호 활용이 나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한국 공공기관이나 민간 웹사이트는 아이핀 발급을 위한 본인 인증 수단으로 ▲본인 명의 한국 휴대전화 ▲공인 인증서 ▲대면확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공인 인증서 역시 본인 명의 휴대전화나 한국은행 또는 신용평가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결국 공인 인증서가 없는 해외 한인이 아이핀을 발급 받을 수 있는 길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한편 한국 공공기관의 지나친 보안 프로그램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이민국에 출입국 증명서를 제출하기 위해 민원 포털사이트에서 출력을 시도하던 한인 서모(35)씨는 어렵게 본인 인증절차를 마쳤지만 한국 공공기관의 보안 프로그램 설치가 안 돼 포기한 경우다.
그는 다음 날 LA 총영사관을 찾아 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서씨는 “온라인 발급 때 수수료도 없고 총영사관을 방문할 번거로움도 없어 편하게만 생각했는데 해외 지역의 재외 국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많이 불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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