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스트리아 경찰 수사관들이 빈 남쪽 파른도르프 지역 인근 고속도로 갓길에 주차돼 있는 냉동트럭에서 난민 시신들을 수습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유럽의 난민문제가 최대 난제로 떠오른 가운데 27일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고속도로 상에서 난민 탈출 브로커 차량으로 보이는 트럭에서 난민 시신이 무더기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전날 리비아해역의 난민선 화물칸에서 시신 50여구가 발견된데 이은 두 번째 무더기 시신이다.

이런 가운데 난민문제가 범죄로까지 확대되면서 유럽 연합(EU)과 주요 회원국은 서부 발칸국가들과 함께 이날 난민문제 해결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 회담’에서 난민 쿼타제를 재부상 시켰다. 쿼타제는 인구, 경제력, 기존 난민 수용 숫자, 실업률에 맞춰 난민을 나누자는 발상으로, 앞서 EU 최대 경제국이자 최다 난민 수용국인 독일이 주도했다가 배척당했었다.

27일 오스트리아 경찰은 동부 파른도르프 지역 인근 고속도로 갓길에 주차된 냉동트럭에서 수십 구의 난민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 수를 정확하게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20구에서 많게는 50구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신 형체와 수치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의 정황으로 미뤄 숨진 지 며칠은 지났을 것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문제의 시신이 발견된 고속도로는 서유럽행 난민이 몰리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와 오스트리아 빈을 잇는 기간도로였다.

전날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헝가리 번호판의 트럭은 발견 당시 뒷문이 열려 있었고 측면과 후면에는 슬로바키아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 트럭은 한때 슬로바키아 치킨회사 ‘하자’가 운영한 차량이었고, 이회사는 체코 재무장관이 소유한 아그로퍼트 홀딩사에 소속돼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아그로퍼트 홀딩은 성명을 내고 지난해에 트럭을 매각했으나 새로운 차주가 로고를 바꾸지 않은 것이라며 자사와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헝가리 정부는 다만, 루마니아인이 번호판을 등록한 트럭이라고 확인했다고 AP는 소개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26일 리비아 해안에서 약 50km 떨어진 지중해에서 현재 해상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대변인은 또이 일대에서 구조작업을 펼쳐 난민 439명을 구해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는 이날 10건의 구조요청을 받고 리비아 인근해역으로 출동했으며 문제의 선박도 이 중 1척이다.

이날 사건에 접해 유럽 연합(EU)-발칸국가 회담을 마련한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살기 위해 나선 난민들이, 불법 브로커들의 손에 숨을 잃었다”면서 “이번 비극은 난민유입 해결에 모든 국가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회담에 참석하려고 빈을 찾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안전한 곳을 찾아 나선 이들이 50명 가까이 사망한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유럽 국가들이 서둘러 문제에 대처하고 연대정신을 가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경고하는 비극이라고 가세했다. 헝가리 경찰은 오스트리아 경찰과 공조 아래 사건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