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뿐 아니라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즐겨 봐, 기자에게“이민호·윤상현 아느냐”반갑게 물어
▶ “한국말 배우고 싶다”팬클럽도 속속 생겨나
쿠바 아바나 신도심의 한 CD 판매점에서 15세 소녀 아델라이네(왼쪽) 등 쿠바 여중생들이 새로 나온 한국 드라마를 찾고 있다.
<쿠바 아바나-김상목 특파원> 쿠바에 한류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국과 외교관계가 없고, 한국 대기업조차 직접 진출해 있지 않은 쿠바 아바나에 한국 TV 드라마와 가요를 시작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아바나 신도심의 코펠리아 거리의 한 복제 CD 판매점에서 만난 15세 여중생 아델라이네는 요즘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있었다.
아델라이네는 “한국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이곳에 와 새 드라마가 나왔는지를 확인한다”며 “한국 탤런트 이민호, 윤상현을 아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쿠바 10대 여학생들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느냐고 묻자 아델라이네는 “엄마, 할머니도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 아바나 방송에서 한국 드라마나 방영된 이후 한국 드라마를 일부러 찾아보는 쿠바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판매점은 CD 진열대 한 면이 모두 한국 드라마 복제 CD로 채워져 있었다. 업주는 “한국 드라마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가급적 빨리 새 드라마를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 CD로 도배된 진열대를 가리켰다.
아바나 구도심 혁명박물관 뒷골목에서 만난 40대 쿠바 여성 패트리시아도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한류 팬이다. 패트리시아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나서 한국말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지만 한국어를 가르쳐 줄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쿠바에서는 지난 2012년 국영 카날 아바나 방송에서 한국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가 처음 방송되면서 한류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자생적인 한류 팬클럽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카날 아바나 방송에서는 최근 드라마 ‘꽃보다 남자’ 방송 심의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쿠바 전국에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IT 기반 시설이 취약해 10대나 20대 젊은층도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내려 받은 경험이 없을 정도로 인터넷 사용자가 적어 한류 드라마나 노래는 대부분 복제 CD나 USB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호세 마르티 문화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리엔(25)은 “USB나 CD로 한국 드라마를 돌려보고 있다. ‘내조의 여왕’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리엔은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도 바로 한국 드라마 때문이었고, 한국어를 배우는 클래스 친구들과 한국 가요를 부르는 그룹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한류 바람은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110킬로미터 떨어진 시골마을 마탄사스에서도 뜨거웠다.
마탄사스의 쿠바 개신교 신학교에 파견된 한국 선교사 김성기 목사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난 쿠바인들이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해 2주 전부터 쿠바인 10여명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며 “쿠바인들의 한국 드라마 사랑이 예상 보다 뜨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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