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윳 총리 ‘용의자 추적 중…반정부 단체 출신 추정’
2014년 10월 시위에 나선 레드셔츠 운동원들 (EPA)
태국 수도 방콕의 도심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폭탄 테러의 배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태국 군부는 자신들에 반대하는 세력인 ‘레드셔츠’가 저지른 정치테러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18일 "명확하지는 않지만 폐쇄회로(CC)TV에 용의자가 찍혀 뒤쫓고 있다"며 "이 용의자가 태국 북동부에 근거를 둔 반정부 단체 출신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동부 지역의 농민과 도시 빈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반(反)군부 세력 ‘레드셔츠’가 이번 테러에 배후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태국 경제와 관광산업에 타격을 가하는 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점도 반군부 세력의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발언이다.
레드셔츠는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들로, 시위 때 이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군부의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뜻으로 붉은 셔츠를 입는다.
이번에 테러가 발생한 장소인 라차쁘라송 교차로에서도 지난 2010년 레드셔츠 시위대가 2개월간 시위를 벌여 진압 과정에서 90명이 숨지고 1천700여 명이 다친 바 있다.
태국 정부는 올해 초 방콕법원 수류탄 투척 사건을 비롯한 소규모 테러사건에서도 레드셔츠를 배후로 지목했으며, 지난 4월 유명 관광지 사무이 섬에서 발생한 차량폭탄 폭발 사건과 관련해서도 레드셔츠 운동원 1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레드셔츠 측은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으며, 사무이 섬 테러의 경우 태국 경찰이 이후 다른 반군 세력의 소행이라고 번복하기도 했다.
레드셔츠 외에 태국 남부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슬람 분리주의 반군도 이번 공격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는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태국군 관계자는 "이번 공격은 남부 분리주의자들의 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했다.
태국에서는 2004년 이후 이들 분리주의 반군의 공격으로 6천 명가량이 숨지고, 1만여 명이 부상했다.
한편 이번 공격의 피해자 가운데 중국인 사상자가 다수 포함되면서 중국 내 일부에서는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 보도했다.
이번 테러 사망자 21명 가운데에는 중국 본토인 2명과 홍콩 거주자 2명이 포함됐으며 부상자 123명 중에도 20명 이상이 중국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은 이날 "태국 정부가 최근 위구르인 100여 명을 중국으로 강제송환한 것과 관련해 태국 정부의 친(親) 중국 행각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보복 행위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신랑망은 또 "공격 장소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에라완 사원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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