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도중 탈진한 백인 우월주의자를 보살핀 흑인 경찰관이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20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보좌관 롭 고드프리는 전날 트위터에 이런 장면이 담긴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고드프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보기 드물지 않은 인도주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사진 속의 흑인 경찰관은 공공안전 담당관인 리로이 스미스다.
그는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의 주의회 앞에서 벌인 전날 집회 때 참가자들의 질서유지를 돕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스미스는 집회 참가자인 백인 노인이 섭씨 32도를 넘는 더위에 힘겨워하자 그를 부축해 그늘로 데려온 뒤 물을 주고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노인은 남부연합기와 나치의 상징인 스와스티카(갈고리십자가) 등이 새겨진 티셔츠에 검정 군화를 착용한 백인우월주의자로 보인다.
이 사진이 인터넷에 널리 퍼지면서 화제가 되자 스미스는 AP통신에 건넨 성명을 통해 "사진은 법 집행 장면일 뿐"이라며 "피부색, 국적, 신념을 떠나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진이 사람들이 증오와 폭력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도록 돕는 기폭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KKK는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남부연합기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의 결정으로 공공장소에서 퇴출당하자 전날 퇴출 반대집회를 열었다.
남부연합기는 남북전쟁 때 흑인 노예제의 존치를 주장하던 남부연합군이 사용하던 깃발이다. 흑인들이나 시민권 운동가들에게는 노예제와 같은 인종차별의 상징이지만, 남부 백인들은 문화적 자신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집회에는 미국 정의를 위한 교육자들(BEJ), 신흑표범당(NBPP) 등 흑인 조직과 KKK가 맞불 집회를 열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 추산 2천여 명이 집회에 참가한 가운데 폭염 때문에 수십 명이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는 지난달 백인우월주의에 심취한 백인 청년이 흑인교회에서 성경을 공부하던 흑인 9명을 권총으로 살해해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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