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인 어린이 39%, 빈곤선 아래서 곤궁한 삶
미국 어린이들이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더 힘겹게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미국 언론이 애니 E 케이시 재단의 연례 보고서인 2015 ‘키즈 카운트 데이터 북’(Kids Count Data Book)을 인용해 소개한 내용을 보면, 2013년 현재 빈곤선 아래 사는 미국 어린이는 22%로 금융 위기로 경제가 어렵던 2008년 18%보다 오히려 더 늘었다.
빈곤선은 부모와 두 자녀로 이뤄진 4인 가정의 연간 소득 2만3천624달러(약 2천727만원)를 기준으로 삼았다.
최근 여론 조사 기관인 퓨리서치가 내놓은 미국 빈곤율 자료가 인종별·가구별 자료에 초점을 맞췄다면, ‘키즈 카운트 데이터 북’은 보건·경제·가족·공동체 환경 등 16개 분야에서 미국 50개 주 어린이들의 삶의 질(웰빙) 지수를 중점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두 자료 모두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는 흑인의 빈곤율, 흑인 어린이의 빈곤율을 각각 38.4%, 39%로 집계하고 다른 인종보다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서서히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고등학교 졸업률과 어린이 보험 가입률 동반 상승 등 전체적인 지표가 나아졌는데도, 여전히 남부와 남서부 아동들은 경제 회복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애니 E 케이시 재단은 분석했다.
미시시피 주에서는 아동 3명 중 1명꼴로 가난하게 살고, 미시시피 주와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10대 청소년의 12%가 학교에 가지도, 일을 하지도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바다 주의 아동 건강보험 비가입률은 15%로 매사추세츠 주(2%)의 7배가 넘었다.
빈곤선 아래에 사는 아이들은 전체 1천87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아이들의 가정은 세전 소득의 30% 이상을 주택 임대료로 낸다.
인종별로는 흑인에 이어 아메리카 원주민(37%), 히스패닉(33%)이 뒤를 이었고, 아시아 어린이는 백인 어린이와 함께 가장 낮은 빈곤율(14%)을 기록했다.
조사 기관은 인종별로 빈곤율에서 큰 편차를 보이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빈곤율이 악화한 이유로 경제 위기에 따른 가정의 해체로 편모 또는 편부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비율이 2008년보다 증가한 것을 꼽았다.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현재 5.3%로 낮아지는 등 거시 지표가 나아졌지만, 과거보다 안정된 직장을 둔 부모 밑에서 크는 아이들이 감소한 것도 아동 빈곤율이 나아지지 않은 원인이 됐다.
미네소타 주는 전통적으로 어린이들의 삶의 질 지수가 높은 뉴햄프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의 주를 제치고 아동의 웰빙 지수가 가장 높은 주로, 미시시피 주와 뉴멕시코 주는 아이들이 곤궁한 삶을 사는 주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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