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추’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이자 시인인 김지헌(본명 최연)씨가 숙환으로 15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김지헌씨 측 관계자는 “선생께서 지난해 연말부터 건강이 악화해 남원 국립요양원에 계셨다"며 “특별히 지병이 있었던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28년생인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나 경동고교를 졸업한 김씨는 1954년 기자로 활동하다가 1955년에 쓴 시 ‘종’이 ‘현대문학’에 추천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이병일 감독의 ‘자유결혼’(1958)의 각본을 쓰면서 본격적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전업했다. ‘구름은 흘러도’(1959), ‘서울의 지붕 밑’(1961) ‘용서받기 싫다’(1964) ‘맨발의 영광’(1968) ‘약속’(1971) ‘육체의 약속’(1975) ‘신궁’(1979) 등 40편에 달하는 각본을 써내며 1960~70년대를 대표하는 시나리오 작가로 인정받았다.
그의 대표작은 ‘만추’다. 당대의 천재감독 이만희 감독이 연출하고, 신성일·문정숙·김정철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시대를 뛰어넘는 감수성을 보여주며 한국영화 사상 가장 위대한 멜로영화로 평가받는다.
‘만추’는 김수용 감독이 1981년 리메이크했고, 2010년에는 김태용 감독이 현빈·탕웨이를 주인공으로 다시 한 번 만들기도 했다.
김지헌씨는 ‘만추’로 부일영화상 각본상, 한국연극영화예술상, 대종상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1970년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장으로 활동했고, 1983년에는 미주 한국영화인협회장, 2010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연극영화무용분과 회장을 맡았다.
2001년 서울시 문화상, 2002년 보관문화훈장, 2005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상을 받기도 했다.
아들 정상(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회장)씨, 딸 정아(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씨를 뒀다.
<손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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