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 이사진 이번엔 공금횡령 공방
▶ “힘 합쳐야 할 판에…”한인사회 우려
8일 LA 한인축제재단의 박윤숙(왼쪽부터) 회장과 이동양 이사장, 이원석 고문변호사 등이 전 사무총장의 횡령의혹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상혁 기자>
남가주 한인사회의 최대규모 축제인 제42회 LA 한인축제를 4개월여 앞두고 LA 한인축제재단 관계자들이 재단을 떠난 전 사무총장 등을 상대로 공금횡령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당사자들이 이에 크게 반발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축제가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축제재단 이사회와 사무국과 관련된 전·현직 인사들이 패로 갈려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축제재단이 축제준비에 올인하지 못하고 역량을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축제재단의 박윤숙 회장과 이동양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 5명은 재단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3월 사표를 내고 사임한 허상길 전 사무총장이 전직 회장 등의 묵인 아래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공금 31만여달러를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축제재단 측 인사들은 변호사를 대동한 채 이같은 내용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와 관련 허 전 사무총장을 지난 5일 경찰에 고발했다면서 전직 회장과 이사들이 공금횡령에 묵인하거나 동조한 증거가 확보되면 추가 고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윤숙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허상길 전 사무총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연봉 6만2,800달러 외에 축제 진행과정에서 부스와 지자체 엑스포 분양금 약 10%를 커미션 명목으로 챙겼다”고 주장하고 “이외 부정확한 지출내역이 최근 감사결과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허 전 사무총장은 규정상 재단 수표의 서명권자가 아님에도 무단 서명해 수표를 사용해 왔으며 수표의 수취인에 은행 이름을 쓰는 방법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한 의혹도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축제재단의 이원석 고문변호사는 “허 전 사무총장의 공금횡령 증거를 모아 경찰에 고발했고 민사소송도 준비 중”이라며 “전직 회장들이나 이사들도 책임이 있는 만큼 증거를 계속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허상길 전 사무총장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허 사무총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재단에서 증거도 없이 의혹만 제기하는 것은 한 개인을 깎아내리려는 악의적 태도”라며 “지난 한해 재단 입출금 내역과 수표를 모두 공개할 수 있다. 공금횡령 사실이 있다면 법대로 처벌을 받겠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현 축제재단 이사진과 전직 인사들 간의 이같은 분쟁은 올해 축제재단 이사회에서 물러난 배무한, 정주현, 김준배 전 회장들이 지난 4월 말 기자회견을 갖고 박윤숙 현 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뒤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LA 한인회 등 한인 단체들이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는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일부 전직 회장과 허 사무총장이 나서서 음식부스 분양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도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허상길 전 사무총장은 “축제재단이 전직 회장과 직원이 광복절 축하행사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신공격을 시작한 것 같다.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축제재단의 분란에 대해 재단 주변 인사들은 “한인사회의 단합을 위한 축제준비에 힘을 모으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한때 함께 축제를 위해 일하던 사람들이 패로 갈라져 싸우는 모습이 흉하다”며 “현 이사진이나 전직 인사들이나 서로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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