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 헨리 김 교사, 오늘 버질중학교서 은퇴식
헨리 김 교사가 은퇴를 하루 앞둔 4일 자신의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주는 관계로 학생들과 지내온 세월이었습니다. 조금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LA 한인타운 1가와 버몬트 애비뉴에 위치한 버질중학교에서 30년6개월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교사이자 든든한 아버지 역할을 했던 한인 헨리 김 교사가 5일 정들었던 교편을 내려놓는다.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지난 85년 LA 통합교육구와 계약을 맺기 시작한 후 버질중학교 영어교사이자 목사로서 30년이 넘는 기간에 아이들을 이끌어왔다.
4일 만난 헨리 김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온 시간 동안 기쁜 일, 슬픈 일, 힘든 일이 수없이 많았기 때문에 은퇴를 하루 앞둔 지금 만감이 교차한다”며 “하지만 그동안 도전하고 싶었던 새로운 일들을 구체화시켜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실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헨리 김 교사는 1942년생 올해 73세로 일본에서 태어났다. 일본과 한국에서 대학교 때까지의 시절을 보낸 1978년 텍사스주에 교육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자가 꿈이었다.
하지만 18세가 되던 해 불행은 찾아왔다. 평소와 같이 야구를 즐겨하던 그는 헬멧 등 야구 복장을 갖추지 않은 채 친구들과 야구를 했고 강속구로 던진 공에 눈을 맞아 실명에 이르게 됐다.
“한순간에 실명이 되어 한동안극심한 방황에 자살시도까지 했었다”고 어렵게 말을 꺼낸 그는“ 조금불편한 만큼 남들보다 더 믿음을가지고 열심히 하자는 노력 끝에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 헨리 김 교사는 “학생들과 있으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뿌듯할 때가 가르쳤던 제자들이 성장해서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해서 돌아오거나 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칠 때 알아보고 세월이 흘러도 반갑게 인사를 해주는 매 순간순간”이라며 “아이들과의 추억은 두고두고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른 교사들보다는 부족함을 학생들이 느끼지 못하게 더 많은 사랑을 믿음의 힘으로 보살펴왔기 때문에 후회 없이 교사로서의 인생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며 힘찬 새 출발을 다짐했다.
한편, 헨리 김 교사의 은퇴행사가 5일 오전 11시30분 버질중학교에서 교직원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실시된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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