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사 거부권 무산
▶ 73년 이후 18개주 동참... 처형방법 논란 계속
네브래스카주 캐시 캠블(링컨·왼쪽) 상원의원과 어니 챔버(오마하) 상원의원이 27일 상원에서 주지사 거부권을 무력화시켜 사형제도 폐지가 확정되자 축하 포옹을 하고 있다.
네브래스카가 보수성향의 주로서는 40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제도를 없앤 주가 됐다. 27일 네브래스카주 상원은 전날 주 의회의 사형제도 폐지안에 대한 피트 리켓 주지사의 거부권을 30대19로 뒤집었다.
이에 따라 네브래스카는 이날부터 사형제도가 전면 폐지됐다.
이번 폐지로 네브래스카는 지난 1973년 노스다코타 이후 첫 번째 보수성향의 주로 기록됐다. 현재까지 사형제를 폐지한 주는 워싱턴DC를 포함해 18개 주에 달한다.
그동안 리켓 주지사는 TV 인터뷰 등을 통해 폐지법안의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주민들에게 의회의 폐지 움직임에 제동을 걸 것을 강력 주문해 왔다.
리켓 주지사는 26일 주 의사당에서 지난 2002년 5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노폴크시의 은행강도범의 예를 들면서 사형제도 존속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 의회의 폐지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자리에는 강도여성 희생자 가족들이 함께 했다.
리켓 주지사는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내가 만난 주민 상당수가 사형제도를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점유하는 네브래스카에서 사형제도가 폐기됐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기타 보수성향의 주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폐지안에 찬성하는 일부 공화당주 의원들은 사형이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들며 공화당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들은 종교적으로 또는 도덕적 이유로 사형제 폐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그들의 세금으로 흉악범을 감옥에 유치하는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사형제도를 지지했다. 이에 대해 폐지지지 주민들은 사형제도가 존속한다고 해서 범죄가 사라지는것은 아니라며 폐지를 주장했다. 네브래스카 가톨릭 주교들은 전날 주지사의 비토를 논평하는 성명서에서 “사형제도가 범죄를 줄이거나 네브래스카를 더 좋고 안전한 주로 만들 수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이후 메릴랜드, 코네티컷, 일리노이, 뉴멕시코, 뉴저지 등 6개 주가 사형제 폐지에 동참했다.
한편 텍사스를 제외한 많은 주들이 최근 사형에 필요한 독극물 구입과 잔인성 등의 문제에 봉착해 고민하고 있다. 약물사형을 집행하는 주들의 상당수가 유럽에서 생산되는 독극물을 수입하고 있지만 유럽 제조사들이 도덕 윤리적 이유를 들어 미국 내 교도소에 약물판매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주에서는 독극물을 대신하는 사형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유타주 주지사는 지난 3월 총살형 시행법에 서명했고 알래스카와 와이오밍, 아이다호 역시 독극물 대신 총살형을 적극 검토 중이다. 독극물을 더 이상 확보하지 못한 테네시는 지난해 의회에서 전기의자 사형제도를 부활시켰지만 재소자들이 위헌 소송을 제기해 7월 테네시주 대법원에서 이를 심의할 예정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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