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미소니언 내셔널 우편박물관 National Postal Museum
우편박물관 전경. 1840년 영국에서 발행된 최초의 우표 포니 블랙. 최초의 우표 프린트 실수본. 24센트 100장이 1만7천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포니 익스프레스로 배달도중 인디언의 습격을 받아 분실됐다가 2년 후에 배달된 편지. 우편법 제정을 주도한 죤 행콕에게 배달된 최초의 편지. ▲타이타닉호 침몰전에 배 우체국에서 발송된 편지. (왼쪽부터 시계방향)
갑신정변과 우정국“뉴스와 지식을 전달하는 자, 통상과 산업의 도구, 평화와 선을 누구에게나 그리고 어느 나라에게나 촉진시켜주는 프로모터.”우편 박물관 건물 입구 위에 새겨진 문구다. 이 글을 읽다가 과거의 우편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어린 학생시절에 소위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 하는 문맹들이 꽤나 많았다. 그래서 편지 대필도 많았다. 나는 편지를 써 달라는 사람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삼복더위에 옥체 만안하심을….’ 이렇게 시작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전하려는 거죠?’하기도 하고 ‘집에 편지를 보낼 때에 함부로 아버님 이름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본인 이름이 홍길동이면 봉투의 주소 다음에 홍길동 본제입납(本第入納)이라고 쓰는 것이라고 하면서 꽤나 잘난 척 했던 철없던 시절 생각도 났다. 사실 나의 학창시절만 해도 편지는 예의, 격식을 중히 여기는 하나의 사회 규범이었다. 하지만 우체국하면 한국인으로는 갑신정변이란 역사적인 사건이 가장 뇌리에 박혀 있을 것 같다. 1893년 조선의 고종이 1982년 미국과 통상조약, 공사관 설치에 즈음하여 소위 ‘보빙 사절단’을 미국에 보낸다. 민비의 조카 민영익을 필두로 홍영식, 서광범, 유길준, 변수 등이다. 이들이 귀국해서 첫 번째 사업이 미국식의 우편사업을 받아들여 우정총국을 연다. 그리고 이를 기회로 우편국 낙성식에서 소위 갑신정변을 일으킨다. 아이러닉한 것은 보빙사절단의 공사 민영익을 빼고는 사절단의 전부다가 갑신정변의 주역이 되고 첫번째 시해 대상이 바로 민영익이다. 정변은 실패했다. 나는 내 앞에 있는 우편 박물관(Postal Museum)에서 무엇이 조선의 갑신정변의 모태가 되었는지 알아보아야지 하면서 문에 들어섰다. 우표의 역사박물관 건물은 D.C.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걸어 들어가면 2층이 된다. 그리고 William Gross Gallery하고 마침 특별 기획 전시중인 흑인들의 우편사업과 관련된 전시장이 있다. 안내 데스크에 가서 “윌리엄 그로스가 누구냐?”고 물으니 우편 수집가로서 지금 이 화랑의 우편물들은 연방정부, 개인 소장품과 함께 함께 전시되고 있지만 그의 것이 제일 많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우표라는 것이 처음 사용된 것이 1937년 영국인데 한 교사 출신인 Rowland Hill이란 사람의 아이디어이었다 한다. 그리고 1840년 소위 페니 블랙(검정색의 1 페니 우표)이란 우표가 영국 전역에서 공인되어 쓰이기 시작했다. 미국도 1765년 우편제도가 영국 식민 통치법령으로 시작되었고, 미국 식민주민들의 반감으로 우편국이 습격당하는 사건도 있었으나 그 후 1775년 식민 자치의회에서 우편법이 제정되고 법률가 윌리암 벤드가 이 법의 초안자 죤 행콕에게 첫번째로 편지를 보내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뉴욕에서 보스턴까지 편지나 소포를 보낼 때에 흥정이 종종 있고, 어떨 때에는 가격 때문에 우편국에서 거절한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러다가 미국도 드디어 1847년에 우표가 등장한다.
타이타닉에서 보낸 편지화랑 첫 진열에 첫 발행의 우표를 보니 우표가 1전짜리 워싱턴, 5전 짜리 링컨 얼굴이다. 이것은 남북전쟁에서 미 합중국의 건재와 권위, 그리고 승리를 알리고 있는 하나의 선전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24전 짜리 우표가 100장 잘못 인쇄된 것을 잽싸게 사서 일만 오천 달러에 판 그 장본인과 그 우표중 하나가 전시된 것도 보이고, 포니 특급배달에서 미주리 주에서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에 배달 중 인디언의 습격을 받아 잃어버린 편지를 2년 후 발견해서 배달한 봉투도 진열되어 있는 등 재미난 역사들이 진열되어 있다.
타이타닉에서 발송된 편지봉투를 보면서 이어서 두 개의 다른 방을 찾았다. 첫 방에서는 각 나라의 우표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국 우표는 한 페널에 북한, 일본과 같이 있었다. 몇 개의 흥미로운 것도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스의 첫 우표가 세계에서 제일 앞섰다는데 엉터리 같다거나, 독일의 빌헬름 황제의 잘못 인쇄가 된 우표 등 흥미로운 것이 많았다.
우표 디자인이 보석, 꽃, 동물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 등장하는 우표 인물을 찾아가 사인을 받은 우표, 세대별로 시대상을 보여주는 우표 등 생각보다 우표의 여러 가지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흑인들의 우표 특설코너에는 우표에 등장하는 흑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북커 워싱턴이 첫번째로 등장한다. 교육자, 저자, 그리고 대통령 자문위원으로 그의 동상을 메릴랜드 컴버랜드에서 본 것이 기억난다.
영화 ‘포니 익스프레스’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복도의 벤자민 프랭클린의 커다란 동상이 보인다. 그가 영국 식민시대에 필라델피아에서 우체국장으로 일했던 것을 기리는 동상이다. 일층 커다란 공간에는 마차, 기차, 자동차, 선박, 비행기등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운반수단 전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쪽 방은 우편배달 공정의 발전, 한쪽은 그때에 시대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미주리 주에서 황금 러시의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까지 달리던 소위 포니 익스프레스 방이 따로 있었고, 존 웨인, 로이 로져스 등이 등장하는 영화 포스터들이 걸려있는 방이 어린시절 영화 생각이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내 기억에 찰스톤 헤스톤이 주연했던 ‘포니 익스프레스’라는 영화 표지는 없었다. 나의 기억이 틀렸나?한 덴마크 여인이 벤마크에 있는 자매에게 “나는 이 미국 서부개척지에서 살기로 했소” 하는 편지 뒷배경에 토지 판매 안내문 같은 광고와 여러 인종, 여러 모습의 사진이 서부개척 시대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역사의 현장감을 각인시켜주고 있었다. 확실히 건물 외벽 윗쪽에 조각되어 있듯이 우체국 제도는 뉴스와 지식의 전달, 산업화의 도구, 인류의 평화와 선을 주는 임을 다시 느끼게 하는 나의 탐방은 기행이 아니라 견문의 시간이었다. 나는 탐방을 끝내고 옆 건물 기차 종합 터미널인 유니온 스테이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워싱턴에 휴식공간과 레스토랑, 카페가 모여있는 명물 중에 명물이 이곳이기 때문이었다.
•주소: 2 Massachusetts Ave., N.E. Washington, D.C. 20002
•개장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30분(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연중 무휴)
•입장료: 무료
•전화:(202)633-5555
•주차장: 주차는 유니온 스테이션 주차장을 써야 한다.
글 이영묵
미주 서울대 총동창회장 역임
워싱턴 문인회 회장 역임
한국 소설가협회 회원
사진 황휘섭
한국 사진작가협회
워싱턴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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