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올림픽 출전권을 겨냥한 경쟁이 올해 한인선수들의 초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LPGA투어에서 자신의 통산 1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인비(27)가 올 시즌 한국선수의 초강세 현상을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결부시켜 풀이했다.

박인비는 3일 막을 내린 LPGA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이로써 올해 열린 LPGA투어 11개 대회 중 9개 대회의 우승트로피가 한인선수에게 돌아갔다. 박인비를 비롯해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18)와 김세영(22)이 각각 2승씩을 올렸고 최나연(28), 양희영(26), 김효주(20)가 한 차례씩 샴페인을 터뜨렸다.

비한인선수로는 크리스티 커와 브리타니 린시컴가 우승했을 뿐이다.

이처럼 한인선수들의 강세에 대해 박인비는 “정확한 원인을 잘 모르지만 아마도 내년 올림픽 출전에 대한 선수들의 집중도가 대단히 큰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LPGA투어나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세계랭킹을 올려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지금부터 올림픽 개최 전까지를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테스트 기간으로 여기고 서로 자극을 받아 더욱 열심히 경기에 몰입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하계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열리는 골프에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고픈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롯데챔피언십 연장에서 기적 같은 이글샷으로 박인비를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루키 김세영도 일생에 한 번뿐인 신인상이나 상금왕보다도 올림픽 출전을 위해 세계랭킹 탑5에 드는 것을 올해 목표라고 꼽은 바 있다.

올림픽에는 개막 한 달 전 국제골프연맹(IGF)의 ‘올림픽 랭킹’ 상위 60명만 출전할 수 있다. 출전 국가의 다양성을 보장하고자 IGF는 특정 국가의 출전 쿼터를 최대 4장으로 제한했다. 랭킹 15위 이내에 4명의 국적 선수가 포함됐다면, 해당 국가는 4명의 선수를 모두 올림픽에 파견할 수 있고 15∼60위에서는 한 국가당 2명만 참가한다. 결국 한인선수들이 올림픽출전권을 따내려면 ‘집안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IGF 올림픽랭킹 상위 15위 이내에 있는 한국 선수는 박인비, 김효주, 유소연(25), 양희영 등 4명이다.

박인비는 또 “김세영, 김효주 등 올해 LPGA 투어에 참가한 신인들이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을 준다”면서 “이들의 활약상을 보고 ‘우리도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실력과 두꺼운 선수층으로 LPGA에서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어가도 있는 한인낭자군이 올림픽 출전권경쟁을 앞세워 올해 투어 대회 우승 낭보를 계속 전해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