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던 바람은 역시 기대로만 끝났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가슴아프다”고 말했던 아베 일본 총리는 연방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결국 모호한 말장난으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한 이들의 바람을 다시한번 외면했다.
아베의 방미를 축하하는 일장기가 대로마다 나부낀 워싱턴DC에서 이틀동안 아베의 사과와 반성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수백명 한인들의 노력은 의미 없는 무위의 소통이었을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
일본을 ‘부동의 동맹’으로 칭하며 아베 정부에 날개를 달아준 미 정부와 언론의 ‘일본 지켜보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관측이다. 중국과의 대립각을 세우게 될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된 일본정부는, 그 중요성에 따라 보다 엄격한 도덕적인 잣대를 요구하게 될 미 언론과 민심에 큰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중요한 구성원인 미주 한인들의 일본정부에 대한 압력은 앞으로 더 큰 힘을 갖게 되리라는 일부의 견해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아베 총리가 워싱턴을 찾은 첫 날, 워싱턴포스트에는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와 본보의 모금 캠페인으로 마련된 전면광고가 게재됐다. 광고는 ‘미국민과 일본인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이라는 제목으로 역사 인식에 전혀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실을 알렸다.
일본정부의 과거사 인정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이 같은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돼야한다. 언론과 SNS를 통해 주류사회에 지속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한인 2세들에게 일본정부의 역사왜곡과 위안부 문제를 교육한다면 침묵과 말장난으로 과거사를 회피하는 일본정부는 결국 진실을 인정할 날이 올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의회연설에 미 의원들이 기립박수를 치던 그 시각 의사당 바깥 잔디광장에서는 한인들을 중심으로 중국·대만·미국 단체가 대규모로 결집해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사과를 요구하는 대약진(Great Leap Forward)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숱한 어려움을 겪고 집회를 이끈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의 노력과 모금 운동과 직접 집회에 참가한 한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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