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핵 개발 제재…역사적 합의” 평가
▶ 미, IS견제 등 중동전략 새판짜기 시동... 저유가 지속·이란에 해외자본 유입 전망
2일 스위스 로잔에서 핵협상 잠정 타결안을 마련한 협상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나란히 서 있다. 왼쪽으로부터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고위 외교안보정책 대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필립 하먼드 영국 외무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 이란 핵협상 잠정타결 여파는
마감시한을 이틀이나 넘기며 극심한 산고를 겪었던 이란과 세계 주요 6개국(P+1) 간의 핵협상이 2일마침내 타결된 것은 2003년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물 위에 오른 이후 12년간의 우여곡절을 거쳐 나온 ‘역사적’ 결실이다.
국제 비확산 체제를 흔들고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해온 이란 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세계 정치질서와 경제 전반에 여러 가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엄밀하게 보면 이번 협상 타결은 ‘절반의 합의’에 불과하다. 앞으로 석 달간 보완적 협상을 거치며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혀야 최종 합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대세를 되돌리기 어려운 하나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실질적인 협상 주체였던 미국과이란의 현 지도부가 국내 강경파들의 정치적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어떻게든 결실을 얻어내겠다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보여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다.
무엇보다도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에 이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집권 2기 최대 업적으로 삼으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국제 비확산 체제 유지라는 차원을 넘어 1979년 이후 국교가 단절된 이란과 36년 만에 국교 정상화로 이어지는 중대한 전기가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 협상타결은 미국에는 자력으로만은 감당하기 어려운 중동전략을 새롭게 짜는 의미가 있다.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반군인 ‘이슬람 국가’(IS)를 제어하려면 지역 맹주이자 시아파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란을 ‘우군화’ 하는 게 긴요하기 때문이다.
이란으로서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일정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받은 점도 나름대로 협상의 성과로도 볼 수 있다. 국내적으로 ‘핵주권’을 지키고 추후 핵개발의 길을 열어놓았다는 자평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번 협상 타결이 최종 합의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경우 국제 정치질서와 경제 전반에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역사적인 합의"라고 자평했다. 그는 “합의는 전례 없는 ‘검증’을 토대로 하고 있어 이란이 이를 위반하면 세상이 바로 알게 돼 있다"며 “아직은 (군사 해법보다) 외교적 해결책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가 중동 지역 평화와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에 참여해온 영국, 독일, 러시아 등도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를 평가 절하했다. 유발 스타이니츠 전략부 장관은 합의안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협상 당사국들이 로잔에서 보인 미소는 이란이 핵문제에서 어떤 양보도 거부하고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참한 현실에서 유리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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