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케어 폐지·연방정부 셧다운 등 주도
▶ 티파티 출신 공화당 내부에서도 거부감 높아
대권도전을 선언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이 23일 버지니아주 리버티대에서 부인 하이디, 두 딸 캐더린(4·왼쪽)과 캐롤라인(6·오른쪽) 등과 함께 단상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44·텍사스) 상원의원이 23일 2016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했다.
미국 공화당 내 강경 극우세력을 일컫는 ‘티파티’(teaparty)의 총아로 불리는 소장파 보수주자이자 초선인 크루즈 의원의 이날 대권 도전 선언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통틀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등 공화당 대권 잠룡들의 출마선언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새벽 트위터에 올린 30초짜리 영상에서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다. 지지해 달라"며 대권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이날 오전 미국 최대 기독교계열 학교인 버지니아주 리버티대에서 연설하면서 첫 대선행보를 시작했다.
미국 보수파의 전설인 제리 폴웰 목사가 세운 이 대학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한 것도 보수 진영의 표심을 파고들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그는 “새로운 세대인 용기 있는 젊은 보수층이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어야 하며 나는 그 싸움을 주도하기 위해 당신들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금이 미국을 회복시켜야 할 때"라며 “나는 미국과 미국인, 그리고 우리가 일어나 우리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음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최근 “워싱턴 정치의 부패를 상징한다"며 이미 각을 세운 바 있다.
크루즈 의원은 1970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태어났으며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모친은 미국인이고 쿠바 태생인 부친은 1957년 미국으로 건너 왔으나2005년까지 미국 시민권을 갖지 못했던 인물이다. 따라서 크루즈 의원은 자신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2012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이듬해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을 저지하고자 16일 간의 연방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까지 초래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으나 보수 진영에서는 기린아로 급부상했다. 심지어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이자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그를 ‘미친 자식’(wacko bird)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도 “2017년 새 대통령이 오바마케어의 모든 조항을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케어는 물론 이민개혁 등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 정치 어젠다뿐 아니라 이란 핵협상,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등 외교 부문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분명하게 밝혀 왔다.
상원의원으로 일하면서 북한이나 한반도 문제 및 아시아·태평양 현안 등에서는 유의미한 언급이나 별다른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선명한 보수 색채에 힘입어 지난해 9월 보수 유권자 모임인 ‘밸류즈보터 서밋’ 연차 총회의 대권 후보 비공식 예비투표에서 25%의 지지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치러진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원 지지도가 8%로, 부시 전 주지사(21%), 워커 주지사(16%) 등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측근들은 크루즈 의원이 대선 캠페인을 위해 4,000만∼5,000만달러의 자금모금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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