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들을 포함해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량 살상을 기도하던 범죄 용의자에게 용서의 편지를 보낸 한 미국 아버지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던졌다.
19일 A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 주 에드먼드 경찰은 지난 13일 에드먼드 노스 고교에 폭발물을 설치해 많은 학생을 살해하려던 혐의로 한 16세 청소년을 검거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몇몇 학생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추적한 뒤 용의자의 집을 덮쳐 범행에 사용될 폭발물 등을 발견하고 사전에 범죄를 차단했다.
하마터면 끔찍한 범행으로 이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을 잃을 뻔한 찰스 마틴이 용의자에게 장문의 편지를 띄웠다.
작가이면서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마틴은 "아무리 용의자가 하려던 일이 야만스러울지라도 그 또한 인간"이라면서 "그가 정신상태를 정상에 가깝게 회복해 더 나은 일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편지를 썼다"고 했다.
마틴은 ‘내 아들을 죽이려던 10대 청년’에게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먼저 문자 메시지를 친구들에게 보내 수사 기관이 계획을 미리 알아채도록 한 용의자에게 고마움을 건넸다.
그는 아마도 범행을 스스로 멈추기를 바랐기 때문에 관계 기관에 알리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며 도리어 용의자를 위로했다.
마틴은 용의자가 범행을 준비하던 때가 한파로 추운 겨울이었던 점을 떠올리며 겨울에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동질감을 나타내고 나서 ‘당신이 나쁜 사람일 수도 있으나 아마도 힘든 고교 시절로 화가 나거나 절망적인 상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덧붙였다.
자신 또한 고교 시절 화나고 절망적이었지만, 대학 졸업 후 행복을 찾았다면서 용의자에게 지금은 불가능하게 보일 테지만 당신도 분명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신 앞에 펼쳐진 길이 험난하겠지만, 살인자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하라’며 (정확한 의도를 떠나) ‘친구들에게 수상한 메시지를 보낸 행동이야말로 도움을 받아 여러 사람을 살리기 위한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고 글을 맺었다.
마틴이 지난 17일 자신의 출판사 홈페이지에 올린 이 편지는 12시간 만에 조회수 2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서도 많은 이들이 사연을 공유했다.
마틴의 동정을 산 범죄 용의자는 현재 정신 치료 시설에서 치료 중으로 곧 기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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