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보다 9석 추가 우파연정 구성
▶ 오바마 주도 이란 핵협상 비난 ‘냉랭’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17일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낙승을 거두자 미 정치권의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네타냐후 총리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18일 오전까지 별도 논평을 내지 않았고 민주당에서는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의 의례적인 논평만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백악관과 민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워싱턴이 주도하는 이란 핵협상을 강력하게 비난해 가뜩이나 냉각된 대미관계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반면 공화당은 새로운 이스라엘연정이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총리직 4선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축하인사를 건네기 바빴다.
특히 젭 부시를 비롯한 공화당의 2016 대선 잠룡들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면담을 거부한 오바마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하며 유대계를 중심으로 한 보수파 유권자들의 돈줄과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18일 오전 총선 개표가 모두 끝난 가운데 보수당인 리쿠드당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전체 120개 의석에서 단일 정당으로는 최다인 30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선 직전 이뤄진 이스라엘 여론조사 예상치보다 최대 9석 더 많은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이 강한 이번 총선 승리로 리쿠드당은 우파, 유대교 정당과 손잡고 연립정부 구성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996~1999년에 이어 2009년 이후 2차례 연속 총리직을 수행중인 네타냐후도 4선 성공의 유리한 고지에 섰다.
리쿠드당과 경쟁을 벌여온 중도 좌파의 시오니스트 연합은 24석을 차지, 리쿠드당에 이어 2위를 했다. 시오니스트 연합은 민생관련 이슈로 표심을 공략해 그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했으나 리쿠드당에 막판 뒤집기를 허용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세 막판 “재선에 성공하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건설을 막겠다"고 발언하는 등 보수파의 결집에 주력해 전세 반전에 성공했다.
사실상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총리가 향후 이란 핵문제,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 정착촌 확장 등 쟁점사안에 기존의 강경노선을 계속 밀고 나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팔레스타인, 미국과의 긴장 관계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간부인 야세르 랍보는 이스라엘이 “협상이 아닌 인종차별과 점령, 정착촌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가 확정된 직후 “강하고 안정된 국가를 만들겠다"며 “2~3주 내로 새 정부를 구성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유권자들이 개별 후보가 아닌 정당 명부에 투표해 그 결과로 크네세트의 전체 120석을 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하는 비례대표 방식으로 총선을 시행한다.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도가 높은 이스라엘에서는 1948년 건국 이래 단독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전례가 없고, 이 때문에 다수당의 지위에 오른 정당이 다른 군소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정국을 이끌어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말 연립정부의 핵심인 예쉬 아티드당, 중도 성향의 하트누아당 소속 장관들과 정부 정책 등에 관해 의견충돌을 빚자 조기 총선을 요구했고 의회도 해산됐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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