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합중국 장로교회’(The Presbyterian Church USA·약칭 PCUSA)가 동성 결혼을 인정키로 했다. 이 결정은 미국 장로교단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교류도 매우 활발한 한국 기독교계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7일 교단 헌법 개정 투표 결과를 한국어로 설명하는 PCUSA 소속 박선규 목사. 2015.3.18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합중국 장로교회’(The Presbyterian Church USA·약칭 PCUSA)가 동성 결혼을 인정키로 했다.
이 결정은 미국 장로교단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교류도 매우 활발한 한국 기독교계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PCUSA는 교단 헌법의 일부인 규례서(Book of Order)를 개정해 결혼의 정의를 변경하는 ‘규례서 예배 모범에 대한 개정안 14-F’가 산하 171개 노회(presbytery·장로교단의 지역적 자치 단위) 중 과반수인 86개 이상의 승인을 얻어 확정됐다고 17일 밝혔다.
PCUSA 교단 헌법상 결혼은 ‘한 여자와 한 남자 사이의 계약’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개정안에 따르면 ‘두 사람 사이의 계약이며, 전통적으로는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이뤄지는 것’으로 결혼의 정의가 바뀐다.
바뀌는 교단 헌법은 올 6월 21일 발효되며, 이에 따라 PCUSA 소속 교회의 당회(장로교에서 개별 교회의 자치 기구)들은 교회 부지 내에서 동성 결혼식을 주최할 수 있게 되고 소속 목회자들도 동성 결혼식을 집례할 수 있게 된다.
소속 교인들의 동성 결혼도 종교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목회자들이나 당회들이 반드시 동성 결혼을 집례해 달라는 요구에 응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달리 판단할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
이 교단은 2012년에도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노회별 투표에 부쳤으나, 근소한 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미국 건국의 기반을 이루는 청교도들의 계승자라고 할 수 있는 미합중국 장로교회가 동성 결혼을 인정한 것은 동성애에 대한 미국 사회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다만 미국 개신교계의 보수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PCUSA가 동성 결혼을 공식적으로 인정함에 따라 이 교단으로부터 탈퇴하려는 노회나 교회가 많아질 공산이 크다.
PCUSA는 170만명의 교인을 지닌 미국 최대의 장로교단이지만, 이 교단의 노선에 불만을 품은 보수 성향 개별 교회의 교단 탈퇴가 잇따르면서 교세가 약화하고 있다.
이 교단의 교인 수는 1992년 이후 3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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