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철씨 출장 중 안타까운 과로사
▶ ‘인생을 바꾸는 일”12명 품고 싶다더니… 한국입양홍보회 등고인 가정돕기 모금
고 김기철(오른쪽 세 번째)씨가 지난 2012년 입양한 자녀들과 함께 단란한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을 7명이나 두고 이렇게 갑자기 떠나다니…”15년 넘는 세월 동안 버려진 아이들을 7명이나 입양해 키우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사랑을 실천해 온 1.5세 한인 가장이 해외 출장을 떠났다가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김기철(56)씨는 역시 1.5세인 부인 김영란(56)씨와 함께 어려운 재정 형편 속에서도 지난 1997년부터 한국에서 고아 6명을 입양하고 최근 1명의 위탁아동을 맡아 정성과 사랑으로 키워온 가장이었다.
칼스테이트 롱비치를 나와 방산업체 ‘노드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해 온 김씨는 지난 14일 호주로 출장을 가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다 일을 하던 도중 지난 15일 밤(현지시간)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졌다고 유가족이 전했다.
오는 4월4일 돌아올 예정이었던 남편의 비보를 접한 부인 김영란씨는 “새벽에 호주에서 전화를 받고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지만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소식일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평소에도 아이들 양육비를 위해 밤낮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일했는데 갑작스럽게 우리들 곁을 떠나게 되어 앞으로가 눈앞이 깜깜하다”고 애통해 했다. 김영란씨는 16일 오후 11시30분 비행기로 호주로 출국했다.
지난 1984년 결혼 후 13년간 아이가 없었던 김씨 부부는 1997년 장녀 한나양을 시작으로 지난 2010년까지 정민양, 진영양, 성근군, 상훈군, 재호군을 한꺼번에 경남 김해 ‘방주원’에서 입양했다. 이어 3년 전 레이첼양을 위탁하게 되면서 일곱 명의 아이들에게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줬다.
가장 김씨는 이 아이들을 정성을 다해 사랑으로 키우며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런 아버지였다는 게 주변의 말이다.
아이들 한 명을 입양할 때마다 2만~3만달러가 소요되고 아이들 양육비도 만만치 않아서 집을 담보로 재융자를 받으며 입양비용을 지불해 왔기 때문에 고 김기철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에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입양을 하는 이유를 묻자 김기철씨는 “아이를 입양하는 일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다. 인생에 대한 꿈도 꾸지 못할 한 아이에게 소망과 사랑을 심어줄 수 있는 일이기에 돈이 중요하지 않다. 재정적 능력만 된다면 12명을 품고 싶다”고 말했었다.
이처럼 자신의 편안한 삶을 포기하면서 한 아이에게라도 가정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 김씨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한국입양홍보회(MPAK·대표 스티브 모리슨)은 고인의 가정을 돕기 위한 기금모금 운동을 내달 15일까지 전개한다고 밝혔다. 기금 후원은 웹사이트(www.gofundme.com/ov3xoo)에 접속해 할 수 있다.
한편 김기철씨의 장례예배는 오늘 29일 풀러튼 장로교회에서 엄수된다. 연락처 (562)505-0695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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